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전쟁의 쓰나미가 울산항을 덮치고 있다. 주요 교역국과의 수출입 화물은 물론, 환적 화물까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항만 운영사와 운송, 물류 등 항만 경제에 불황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울산의 1, 2위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들과의 교역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항의 총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수출(-7.9%), 수입(-3.7%), 환적(-9.3%) 화물까지 트리플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컨테이너 처리량은 17.76%나 급감했는데, 이 중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은 -54%라는 충격적인 감소폭을 기록했다.
울산항 물동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전쟁의 격화로 인한 교역 위축이다. 울산 지역 수출입 물량의 대부분 울산항을 통해 선적 및 출하되기에, 교역 환경 악화는 곧바로 항만 물동량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 집계 결과 울산의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선박류를 제외한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 물량은 소폭 늘어났지만, 울산 전체 수입 물량의 42%를 차지하는 원유 수입이 7.0% 감소한 것을 비롯해 석유제품(-26%), 정밀화학원료(-21.8%), 동제품(-23.0%)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을 짓누르는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한, 울산의 수출입과 항만 물동량은 지속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울산항 물동량은 1억9947만t에 그치며 5년 연속 2억t을 밑돌았다. 악화된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물동량 2억t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의 도약을 꿈꿔온 울산항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변화를 모색하고 기회를 포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울산시와 항만공사, 기업 등이 긴밀하게 협력해 수출선 다변화, 공급망 유연화, 물류비 절감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만이 울산과 울산항의 미래를 지켜낼 방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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