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의 인구 엑소더스…청년과 여성 이탈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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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의 인구 엑소더스…청년과 여성 이탈 막아라
  • 경상일보
  • 승인 202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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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잠시 잦아드는 듯했던 울산 인구의 ‘엑소더스’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울산 인구는 총 2733명이 순유출돼 2023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에 주력 산업 수출까지 동반 부진에 빠지는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인구 유출 흐름이 다시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동남권 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울산의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나타내는 인구 이동률은 1.0%로, 전년 같은분기(-0.8%) 대비 순유출률이 0.2%p 상승했다. 동남권 내 이동의 경우 부산과 경남은 순유입을 기록한 데 반해 울산만 나 홀로 인구가 빠져나갔다. 이런 추세라면 9년 만에 가장 적은 인구 순유출을 기록한 지난해(4854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인구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연령별로는 10대(-3.5%)와 핵심 생산 가능 인구인 청년층(20~39세), 여성의 순유출이 심각했다. 특히 청년층의 순유출률(-1.1%)은 전년 같은분기 대비 0.2%p 증가하고, 여성(-1.3%)의 순유출률은 남성(-0.7%)을 압도했다. 청년과 여성의 탈울산이 울산의 생산 가능 인구 감소, 지역 경제 활력 저하, 나아가 광역시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하고 있다.

울산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순유출된 지역이 서울, 경기, 부산 순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때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울산이, 이제는 수도권과 광역시로 인구를 빼앗기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을 앞세워 전국의 인재를 끌어모았던 울산이,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도시로서의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애 단계별 전출지를 분석해 보니 청년층은 부산과 수도권으로 향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더 나은 교육 환경과 취업 기회를 찾아 탈울산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울산시와 지자체의 각종 인구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가팔라진 탈 울산 행렬을 멈출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한다. 청년과 여성의 이탈을 막지 못하면 울산의 미래도 없다. 청년층과 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매력적인 정주 환경, 문화·교육·의료 인프라 구축 등 젊은 세대가 울산에 정착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보다 혁신적인 인구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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