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0일은 농촌진흥청에서 2009년 버섯 홍보를 위해 정한 ‘버섯데이’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버섯이 5와 50이라는 숫자와 여러 가지 연관성을 지녀 이날로 결정됐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버섯은 5세 이전의 어린이에게는 좋은 영양원, 50세 이전의 성인에게는 맛있는 식품, 50세 이후의 장년층에게는 몸에 좋은 건강식이 된다는 취지다. 버섯에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50가지나 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기념일이 정해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중국의 성장(省長)이 직접 팽이버섯 농장을 찾아와 사장에게 시간당 수백 만원의 비싼 강사료를 제시한 일이 있었는데 기념일을 정한 지 채 20년도 안 되어 중국의 버섯시장이 우리나라의 그것을 압도하는 상황이 되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2022년까지의 버섯 통계를 보면 중국은 우리보다 버섯 생산이 194배이고, 일본은 버섯 생산이 20배이며 심지어 베트남의 버섯 생산은 우리와 비슷하고, 인도네시아의 버섯 생산도 2.7배에 이르니 이미 버섯 생산 및 판매, 수출은 한계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우리나라 버섯 산업의 중심에 있는 청도의 버섯 농장 박사장에게 사정을 물으니 박 사장 왈 “중국에서는 로봇팔을 이용하여 버섯을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10만 평이 넘은 팽이버섯 농장이 있는데, 우리나라 버섯 소비는 늘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여태까지 답습하고 있는 국산 품종 개발 및 보급, 소비 촉진, 수출증대만으로는 중국 등 후발 국가의 저가 물량 공세를 버티기에 한계가 있다. 이제는 문화예술을 가미한 고급 식문화, 찾아오는 관광상품의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의 피땀 어린 버섯 농장 종사자들의 노고가 물거품이 된 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올해 들어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치열해지는 무역전쟁에서 후발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의 전 산업에 비상등이 켜져 있다. 이제는 우리의 자랑거리가 될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기술적인 우위는 물론 종교 및 정치, 문화의 자유화·다양화를 이룩한 나라라는 것을 부각하고 K-컬처, K-푸드를 바탕으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찾아오게 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과 더불어 다시 한 번의 심기일전의 각오가 더욱더 절실한 시점이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