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미래에 300억 투자…통 큰 고향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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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미래에 300억 투자…통 큰 고향사랑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08.12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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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UNIST 대학본부에서 열린 300억원 발전기금 조기 완납 기념식에서 이준호 덕산그룹 명예회장과 박종래 UNIST 총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 11일 UNIST 대학본부에서 열린 300억원 발전기금 조기 완납 기념식에서 이준호 덕산그룹 명예회장과 박종래 UNIST 총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NIST 제공

“40여년 전 울산에서 사업을 시작할 당시 척박한 환경 속에서 큰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후배들이 어려움을 덜 겪고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부금이 울산 젊은 벤처인들의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이준호 덕산그룹 명예회장이 11일 UNIST 발전기금 300억원을 완납하고, 본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명예회장의 300억원 쾌척은 오로지 울산의 미래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과 벤처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울산 북구에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현대중공업 공채 1기로 입사한 이후 산업 역군으로 일하며, IT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이 산업 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1982년 37세때 덕산그룹 모체가 된 덕산산업을 창업하면서 울산에서 손에 꼽히는 자수성가 기업인이 됐다.

그는 “울산은 중화학공업 위주 전통산업으로 경제를 이끌어 왔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성장세가 둔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울산 전통산업들과 융합하거나 새로운 산업군으로 발전하면 지역 산업도 미래 지향 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때마침 UNIST의 ‘챌린지 융합관’ 건립 계획을 접했고, 자신이 꿈꾸던 전통 제조업 혁신과 UNIST의 미래가 맞닿아 있다는 확신을 갖고 통 큰 기부를 결정했다.

지난 2021년 발전기금 300억원을 약정했고, 2023년 27억원 상당의 주식을 우선 기탁한 데 이어 올해 273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놓으며 조기 완납했다.

발전기금 조기 완납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 명예회장. UNIST 제공
발전기금 조기 완납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 명예회장. UNIST 제공

그는 “최근 미국 관세 부담 등 대내외적 리스크로 국내 경제가 힘든데, UNIST가 창업 활성화와 인재양성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대학이 되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울산에서 성장한 기업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전하지 않고 울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울산시와 함께 힘써주길 바란다. 덕산도 옆에서 적극 돕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명예회장은 “기부금에는 덕산그룹 식구들의 땀이 서려있다.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는 직원들 덕분에 기부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오랜 시간 함께한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발전기금은 UNIST를 통해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산업 스마트화와 함께 반도체·AI·바이오 등 신산업으로 산업 지형을 확장하기 위한 산학협력 기금으로 쓰인다. UNIST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기부액으로 기록됐다.

구체적으로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와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챌린지 융합관 건립에 투입된다. 이 공간은 실험 기반 창업교육·보육과 글로벌 산학협력 인프라를 갖춘 융합 혁신 거점으로 설계됐다. UNIST는 이를 토대로 동남권 산업 대전환을 선도하는 ‘부울경 창업벨트’의 허브로 거듭날 계획이다.

챌린지 융합관은 지자체·대학·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창업 공동캠퍼스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가 상주하며, 교수와 학생이 주도하는 연구 기반 창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험실 아이디어가 곧바로 사업화로 이어지는 ‘창업 패스트트랙’ 체계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이날 UNIST 대학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이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수훈 덕산그룹 회장, 박종래 UNIST 총장, 주요 보직자, 학생 창업기업 대표 등이 참석해 기부의 의미를 되새겼다. UNIST는 발전기금이 지역 벤처인들의 세계 무대 진출과 미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촉진해 르네상스를 여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종래 총장은 “기부금으로 학생들이 마음껏 도전하며,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바꿀 혁신 플랫폼을 만들겠다. 울산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중히 쓰겠다”며 “청년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에 성장동력을 안겨주는 대학이 되겠다. 울산은 이제 젊은 세대가 몰려드는 창업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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