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추운 겨울이다.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에도 전국이 영하 10℃ 안팎까지 떨어지며 절기를 무색하게 했다. 올 봄은 또 어떤 날씨 이변이 있을까. 기상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향후 3개월 기온과 강수량 전망에 따르면, 올해 봄은 평년보다 따뜻할 확률이 추울 확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이 시작되는 3월 기온은 평년(5.6~6.6℃)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은 30%, 낮을 확률은 20%로 나타났다. 4월 기온은 평년(11.6~12.6℃)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이고, 낮을 확률이 20%로 전망된다. 종합해보면, 봄철 평년보다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80%로 우세하다.
이처럼 포근한 날씨를 우세하게 보는 근거로는 대표적으로 ‘양의 북극진동’을 들 수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찬공기의 주기가 강약을 되풀이하며 수일에서 길게는 수십년을 소용돌이치는 것을 말한다. ‘음의 북극진동’은 북극의 한기를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로 새어나와 이상한파가 오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양의 북극진동’에서는 강해진 제트기류에 북극의 찬공기가 막혀 중위도로 빠져나오지 못해 평년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된다.
최근 지구 온난화도, 따뜻해지고 있는 봄의 경향성도, 그 이유가 된다. 1973년과 2021년 사이 49년간 2월 평균기온은 2.1℃ 상승했다. 3월과 4월 평균기온 역시 같은 기간 2.2℃와 0.6℃ 각각 올랐다.
겨울 가뭄이 심각한 가운데, 산불발생도 줄어들지 않고 있어 건조한 날씨도 걱정이다. 올해 봄철 강수량은 3월엔 평년(42.7~58.5㎜)과 비슷할 확률이 50%이고,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30%, 적을 확률이 20%이다. 4월은 평년(70.3~99.3㎜)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이고, 적을 확률이 20%이다. 종합하면 올 봄철 강수량은 평년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지만, 기압계 동향이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씨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가뭄관리와 함께 화재 예방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되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