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낮 12시께 취재진이 자가검사 키트를 구매하기 위해 북구 화봉동 일대의 약국과 편의점 등 7~8곳을 돌아다녔지만 키트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 편의점에서는 아직 발주 목록에 자가검사 키트가 포함되지 않아 주문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순 이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자가검사키트 1회분 가격은 3000원 정도였다. 그러나 정부가 방역체계 전환 발표를 하자마자 가격은 두배 이상 뛰었다. 온라인 판매 금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쇼핑몰에서는 3만~5만원까지 급등했다.
이처럼 자가검사 키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자 정부는 14일 약국과 편의점에서 소분해 판매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개당 가격을 6000원으로 책정했다. 가격 지정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내달 5일까지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격 안정도 안정이지만 문제는 이달 말까지 3000만명분의 자가검사 키트를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잘못하면 자가검사 키트가 일부 시민들에게 편중되게 배분될 수도 있다. 식약처는 전국 7개 편의점과 약정서를 체결해 자가검사 키트의 공급과 유통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은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어제부터 자가검사 키트를 사려는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지만, 아직 입고가 되지 않아 판매를 못하고 있다”며 “자가검사 키트를 판매하냐고 문의하는 전화도 오늘 오전에만 5~6통 들어왔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라 일어난 자가 검사키트 품귀, 재택치료자의 집중관리군·일반관리군 적용을 둘러싼 혼선 등을 지켜보노라면 정책결정자들이 여전히 국민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재택치료자는 20만명을 훨씬 넘어섰다. 이번 사태가 ‘제2의 마스크 대란’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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