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우회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이유는 보행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8~2020년 우회전 차량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 사망자는 212명, 부상자는 1만3150명이다. 이 중 도로를 건너다 사망한 보행자는 126명으로 59.4%를 차지했고, 특히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사망한 사람은 94명으로 기타 장소에서 횡단하다 사망한 보행자(32명)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에서는 최근 3년간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회전 차량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보행자가 29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2.3배 많다. 우회전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고는 운전자가 보행자 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일단 정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학생들은 횡단보도 초록불이 켜지면 멀리서부터 뛰어와 건널목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회전하는 운전자들을 당황케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도 앞으로는 반드시 일시 정지를 해야만 한다. 새로운 도로교통법은 우회전 시 보행자에 주의해야 하고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할 때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않도록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처벌 수위도 높였다. 바뀐 규정을 위반한 경우 기존 벌점·범칙금에 더해 운전자 보험료가 최대 10%까지 할증된다. 2~3회 위반 시에는 5%, 4회 이상 위반 시에는 10%로 가중 처벌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법규보다 보행자들을 배려하는 운전자들의 양심이다. 횡단보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사고 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식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증거다. 운전자들은 오는 7월 법 시행 전에 보행자를 먼저 생각하는 운전습관을 먼저 익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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