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강수량 0㎜, 이대로 봄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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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강수량 0㎜, 이대로 봄은 오나
  • 경상일보
  • 승인 2022.02.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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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고,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기후변화로 이상기후현상이 잦아진 요즘 계절다운 ‘보통날씨’의 소중함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겨울은 아시아 대륙 내부에서 발달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지배를 받는다. 서쪽에는 고기압이 위치하고, 동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하는 전형적인 ‘서고동저(西高東低)’형의 기압배치로 한랭건조한 북서풍이 불며 기온을 끌어내린다. 강수량도 적다.

겨울은 4계절 중 강수량이 가장 적은, 연강수량의 5~10%에 불과한 건조한 계절이다. 겨울철 강수는 대부분 눈으로 내린다. 겨울철 기후가 춥고 건조한 건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평년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올 겨울 강수량 탓에 겨울가뭄이 ‘심각’ 수준에 도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강수량은 2.6㎜에 그쳤다. 평년(26.2㎜) 대비 10.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올 겨울 가뭄은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대 설치된 1973년 이후 5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기상청은 지난 22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부산과 대구, 울산을 비롯해 강원지역 6개 시·군, 경북지역 5개 시·군에 건조경보를 발효했다. 서울과 대전·세종, 경기지역 16개 시·군, 강원지역 15개 시·군, 충북지역 5개 시·군, 전남지역 7개 시·군, 경북지역 17개 시·군 등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특히 경남과 부산, 울산지역 강수일수는 0.3일에 그쳤고, 강수량은 0.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표준강수지수(SPI·기상학적 가뭄지수)에서 ‘보통가뭄’ 등급을 받은 시군이 전체 전국 167개 시·군 중 전월 0곳에서 현재 24곳으로 늘어났다.

곧, 봄철 영농기가 시작된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3~4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대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겨울 가뭄이 봄철 가뭄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영농기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는 대책 등 다방면의 노력으로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어야 한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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