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역동적인, 그러면서도 결코 삼류가 아닌-20대 대선 관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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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역동적인, 그러면서도 결코 삼류가 아닌-20대 대선 관전기
  • 경상일보
  • 승인 2022.03.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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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권 민가율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강골검사 출신으로 정의와 상식을 부르짖으며 야당 후보로 나선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한번 정권을 잡으면 10년 정도는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인 민심의 흐름인데,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후 압도적인 지지를 엎고 출발해 놓고서도 5년 만에 정권교체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 만큼 문재인 정부가 뭔가를 제대로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대선 기간 내내 전례 없는 살벌한 네가티브 선거전이 벌어졌다. 윤석열 당선자는 선대위 해체, 당대표와의 갈등, 부인 문제, 후보단일화 문제를 겪으면서 선거전 내내 언론의 관심을 모았는데, 그 때마다 결국은 모두 좋은 쪽으로 해결을 해냈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후보는 월등히 높은 지지율에서 출발했지만, 집안 문제, 대장동 문제, 부인 문제 등에 빠져 어느 하나 시원하게 매듭을 짓지 못했다. 거기에다가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당선자에 비해 개인적인 카리스마도 부족했다. 그러니 투표일이 다가갈수록 승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나와 집사람이 선택한 후보가 달랐다. 그것 때문에 집에서 TV를 보다가 대선 뉴스만 나오면 서로 말싸움이 되곤 했다. 대공원을 같이 산책하다가 대선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상해 같이 산책할 마음이 싹 없어진 적도 있다. 어서 빨리 대선이 끝났으면 싶었다. 결국 내가 항복을 선언하고, 집사람이 찍는 사람을 나도 찍겠다고 하면서 평화가 왔다. 물론 투표장에서야 내가 찍고 싶은 사람을 찍었지만, 투표일 이후에도 집사람에게는 집사람이 원하는 후보를 찍었다고 거짓말했다. 비밀투표의 득을 제대로 보았다. 이번 대선은 우리 집에서 누구에게 파워가 있는지를 확실하게 깨우쳐 주었다.

선거가 끝나고 이런 저런 분석을 하는 방송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40대 유권자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다. 유권자 숫자가 가장 많은 40대와 50대는 진보라고 할 수 있는 여당 후보 지지율이 높았는데, 그 중 40대는 6:4의 비율로 특히 여당 후보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40대 유권자는 이전 대선에 비해 투표율 자체가 70% 정도로 낮았다. 성향으로는 진보인데, 진보가 마음에 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보수를 찍을 수도 없으니,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진보의 주지지층이 투표장에 가지 않음으로써 진보를 심판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탄핵 직후의 19대 대선을 빼고, 그 이전에 치러진 18대 대선을 보면, 20대와 30대는 6.5:3.5의 압도적 비율로 진보인 그 당시 야당 후보를 지지했다. 그런데 그 20대와 30대가 이번에는 보수인 야당 후보 쪽으로 기울어졌다. 특히 20대는 6:4의 큰 차이로 야당 후보를 지지했다. 젊은 사람의 경우 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 상식인데, 그런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20대는 기존 권력자가 보수가 되었든 진보가 되었든 항상 기존 권력에 비판적이고 뭔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보니까, 야당 후보 쪽으로 표가 몰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위와 같은 과정에서, 20대의 젊은 나이에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정치성향은 어쩌면 평생 변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누가 되었든, 몇 년 주기가 되었든, 여당과 야당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정치권력이 순환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한 쪽이 오랫동안 권력을 독점한 나라치고 발전한 나라가 별로 없다.

일본은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62년 동안 자민당이 권력을 독점해 왔다. 그 동안 자민당이 야당에게 권력을 뺏긴 것은 10년 남짓하다. 그렇게 되니까, 권력은 자민당 내의 파벌끼리 싸움이 되었고, 국민들은 점차 정치에 관심이 없어졌다. 총선 투표율은 50%를 조금 넘기는 정도가 되었고, 권력자는 민심으로부터 자극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너무나 훌륭하게 정권교체가 잘 이루어져 왔다. 흔히 우리나라 정치가 삼류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역동적인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도 세계 어디를 가도 드물 것이다. 이제 새로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향후 5년 동안 우리나라의 큰 발전을 기대해 본다.

정희권 민가율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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