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208)]버건디와 부르고뉴악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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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의 음악이야기(208)]버건디와 부르고뉴악파
  • 경상일보
  • 승인 2022.03.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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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버건디(Burgundy)는 프랑스 와인을 말하기도 하고 버건디 색(Burgudy Color)이라 하여 자줏빛 와인색을 뜻한다. 버건디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 지역을 영어식 발음으로 옮긴 것인데, 르네상스(1450~1600)시대 부르고뉴 공국을 이르는 지역명이다. 부르고뉴는 양질의 포도를 수확하여 좋은 와인을 만들면서 와인생산지로 유명해졌다. 더불어 버건디색으로 물들인 옷감도 유행했다.

르네상스시대 예술의 발전, 특히 합창음악이 부르고뉴지역에서 크게 번성했다. 와인이 유럽 전역에 많이 팔려 나가면서 부유해졌고 여유가 생긴 부르고뉴 공국의 영주나 기사계급들이 음악가들을 후원하며 활동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지원에 힘입어 음악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초기 르네상스음악이 부르고뉴에서 꽃을 피웠고, 이 시기(1400~1470년)에 활동했던 음악가들을 부르고뉴 악파라 부르게 됐다.

부르고뉴 악파의 대표적 음악가로는 기욤 뒤페(Guillanme Dufay)와 질 뱅슈아(Gilles Binchois)가 있다. 이 시대 두 거장이 활동을 하며 부르고뉴 음악시대를 열어가게 된 것은 영국의 존 던스터블(John Dunstable 1385~1453)의 영향이다. 던스터블이 영국에서 사용하던 파버든(faburden 15세기에 영국에서 사용된 병행 3도 또는 병행 6도의 즉흥 연주 관습)을 프랑스 부르고뉴에 와서 기욤 뒤페와 질 뱅슈아에게 전파했다. 이 작법을 사용한 포부르동(fauxbourdon 3개의 성부가 주로 3화음의 제1 전위 형태로 병 진행하는 작곡 방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뒤페는 이제까지 그레고리안 첸트(Gregorian Chant)만 사용하던 중세 교회음악의 미사작곡기법을 발전시켰다. 뱅슈와는 프랑스 샹송을 발전시켜 론도(Rondo)형식을 사용했고 모테트(Motet)와 마니피카트(Magnificat)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음악 발전으로 인하여 1000년을 이어온 중세(476~1453) 음악이 변하여 르네상스 음악시대를 여는 관문이 되어 오늘 날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음악으로 발전했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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