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산업은 연기 없는 공장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다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지 조성에 공을 들이고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연계 교통망 구축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 산악관광의 1번지로 꼽히는 영남알프스는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인 가지산(1241m), 신불산(115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을 포함해 1000m급 9개 산이 모여 있고, 황금색 억새를 보기 위해 전국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영남알프스는 등산의 성수기로 꼽히는 봄·가을에 방문객이 집중돼 사계절 관광지로 도약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형 숙박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야 하지만 영남알프스 관광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등억알프스리 내 숙박시설은 주로 모텔이고, 일부는 가족탕 위주로 리모델링 또는 신축하긴 했지만 가족 단위 관광객을 잡기엔 한계가 있다.
연계 관광인프라도 여전히 부족하다. 영남알프스 관광을 선도할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더라도 케이블카 하나로는 체류형 관광을 이끌어 내는게 쉽지 않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산악관광사업에 지금까지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체류형 관광객이 적어 지역 경제 및 관광 활성화 효과를 크게 거두진 못하고 있다.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 울주군수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예비후보들이 산악 케이블카 사업 성공 등 영남알프스 관광 활성화 관련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현역 군수를 비롯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예비주자들 역시 영남알프스 관광 공약을 빼먹지 않고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보면 영남알프스 일대를 산악관광특구 또는 산악관광단지로 지정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자연공원법에 묶인 신불산 일대에 산악특구 또는 단지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광 개발에 나서겠다는게 핵심이다. 대형 리조트나 호텔,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테마공원 등 놀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20년 1월 전 세계에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이 위축됐고, 심지어 등억온천단지에 위치한 공중목욕탕 2곳 중 1곳은 지난달 폐업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여행 패턴이 바뀌면서 오히려 해외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국내에 붙잡아두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영남알프스는 서울산IC에서 7㎞, KTX울산역에서 8㎞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에 있어서도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에서 울주군수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를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내 산악관광 1번지로 키우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왕수 사회부 차장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