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운문댐물 8만9000t 확보, 정부의 새로운 인식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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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운문댐물 8만9000t 확보, 정부의 새로운 인식 필요하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3.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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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울산시는 사연댐 수문 설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최근 완료했다. 이 용역에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여수로 47m 지점에 폭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방안이 최종 제시됐다.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면 반구대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시간은 1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200년 빈도의 극심한 홍수에도 최대 침수시간이 18시간에 불과하다. 반구대 암각화는 물에 잠겼다가 나오기를 반복하는 탓에 가속되는 풍화작용을 다소 줄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사연댐 수위조절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식수 확보다. 사연댐은 울산의 유일한 식수원이다. 수위를 낮추면 식수원인 사연댐의 예상 용수 공급량은 하루 13만1000t이 된다. 계획량인 18만t과 비교해 4만9000t이 줄어든다. 그런데 정부의 2025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명시한 감소량은 1만9000t이다. 또 2025년 울산의 용수 수요량이 일평균 38만9000t인 반면 기존 청정원수 확보량은 일평균 27만t에 그치는 만큼 11만9000t의 청정원수를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대암댐 용도 전환으로 5만t을 공급하고, 부족한 청정원수 약 7만t은 대구시가 사용하는 운문댐의 여유량을 활용해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런데 28일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암각화 일원에서 현장브리핑을 열고 정부에 7만t이 아닌 8만9000t의 용수 공급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연댐 수문 용역 결과 울산에 필요한 물 부족분이 7만t에서 8만9000t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 식수 공급 등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낙동강통합물관리정책에는 울산에 운문댐 물을 공급한다고만 돼 있을 뿐 수량은 명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적으로 대구에 공급하던 물 가운데 7만t을 울산에 공급하면 되는 것으로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용역결과에 따라 정부를 새롭게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애쓰고 있고 반구대 암각화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울산의 식수원 확보도 중요하다. 올 겨울에도 심각한 가뭄으로 울산시민의 식수는 거의 낙동강물에 의존을 해왔다. 오염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낙동강물을 상시적으로 먹어도 된다고 방만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정권교체기에 혹여 식수 확보에 소홀해서 울산이 영원히 낙동강 하류를 식수원으로 삼거나 물부족 도시로 남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다. 맑은 물은 110만 울산시민의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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