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승리의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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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승리의 요인
  • 경상일보
  • 승인 2022.03.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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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경영학박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감행하기 직전 언론은 양국 간 군사 전력 차이에 대해 육·해·공군을 통틀어 우크라이나가 압도적으로 열세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통계 전문업체 슈타티스타는 러시아의 정규군은 85만 명에 달하고 세계 4위 수준의 군사력을 가진 반면, 우크라이나는 고작 20만 명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다윗과 골리앗’ 수준이라며, 전쟁이 발발하기 전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 후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가 함락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난 지금, 언론 대부분은 러시아가 전쟁에 패배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렇게 전력적 큰 차이를 두고도 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이기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가?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승리의 요인은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도록 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두 대통령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구소련과 같은 명성으로 회복시켰고, 상남자다운 기질을 보이는 사람이다. 러시아 내 푸틴의 지지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88%까지 오르며 유례없는 황금기를 만들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으로, 시트콤 ‘인민의 종’에서 역사 교사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어 부정부패에 저항하는 청렴한 주인공 역을 맡아 국민의 사랑을 얻어 대통령이 되었다. 러시아 국민은 지도자를 의존했고, 우크라이나 국민은 그를 좋아했다.

권력은 의존성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두 지도자의 결정적 차이를 구분하는데, 사람을 움직이는데 있어 강압적 권력으로 움직이는가 아니면 동기 부여를 통해 움직이도록 하는가에 차이가 있다. 러시아 지도자는 그의 권력으로 “전진 앞으로”를 외치는 반면, 우크라이나 지도자는 위급한 상황에서 도망 대신 자신의 목숨을 거는 행동으로 최전방에서 “나를 따르라”라고 외쳤다. 이러한 차이는 권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싸우는 병사와 싸움에서 지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나라를 잃는다는 마음을 품은 병사 간의 싸움이 되었고, 이는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차이를 가져왔다. 이러한 동기는 이길 수밖에 없는 차이를 만들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런 모습은 기업 내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기업 내 규칙과 원칙이란 권력으로 직원을 관리 감독하는지 아니면 직원이 일해야 하는 이유와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스스로 일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가에 따라 기업 풍토는 달라질 것이다. 현대전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은 하나다. 강압적 권력이 아닌 직원들로부터 헌신과 동일화, 내재화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끌어내느냐 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 승리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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