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주주의의 정신이 역사속에서 강물처럼 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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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민주주의의 정신이 역사속에서 강물처럼 흘러야
  • 경상일보
  • 승인 2022.03.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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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천 (사)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 이사장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한국의 역사학자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는 우리가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등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워싱턴 링컨 기념관에는 미국을 찾는 세계의 관광객들과 자국민들로 언제나 붐빈다. 제16대 미국 대통령으로 남북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게 하고 노예를 해방시킨 미국 민주주의 상징적인 인물 에이브라함 링컨을 기념하고, 자유·평화·인권의 가치를 계승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자유의 소중함과 평화의 가치 그리고 인권을 가슴에 새기고 역사가 주는 교훈 앞에 머리를 숙인다.

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의 성장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음을 본다. 3·1운동에서 6·10 항쟁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지면마다 민주화를 향한 민초들의 신음과 함성들이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한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해 거리로 뛰쳐나가고 대오를 함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고 국민 모두가 주체가 되어 민족자존과 민중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고, 깃발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이 땅의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있다.

흔히들 민주화운동이란 말이 너무 광범위하게 쓰여지는 용어이고 추상적이어서 현실감이 없다고 하지만 민주화운동이란 용어는 이미 수 년 전에 제정된 법률에 그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다.

2001년 7월24일에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은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제2조에는 “민주화운동이란 2·28대구민주화운동, 3·8 대전민주화의거, 3·15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6·10민주화항쟁 등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신장시킨 활동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활동을 말한다”라고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한편, 울산의 민주화운동은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3·1운동과 4·19혁명 그리고 6·10민주항쟁과 노동운동까지 곳곳에 그 흔적을 찾을 수 있고 그 당시 인물들의 족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개소하게 되는 울산민주화운동기념센터는 늦게나마 이를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고자 세워진 것이다.

민주화운동기념센터에서는 울산민주화운동 관련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 연구하게 될 것이며, 시민 대상 교육, 출판, 문화행사 등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계승하는 일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울산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희생정신과 민주화를 향한 열의를 계승 발전시키고, 울산의 민주주의 역사를 기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그 어느 도시보다 성숙한 민주주의가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비록,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나, 울산시와 수탁기관인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의 노력과 시민들의 참여가 함께 한다면 이러한 센터 설립취지가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가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계승할 때 일상의 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민주화운동이 이제 거대담론에서 미시담론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아이들의 교실 등 일상 가운데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그 열매를 얻어야 된다. 민주주의의 가치가 시민의 삶 속에 충분히 스며들고 작동할 때 이 시대에 걸맞은 민주주의로 거듭날 수 있다.

민주주의 정신은 역사를 통해 단련되고 발전해왔다. 수난 속에서도 용케도 견디어 오면서 다져지고 발전되어 온 우리의 민주주의의 정신은 역사 속에서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 그리고 이 강물은 도도히 흘러 통일의 큰 바다에 이를 것이다.

김상천 (사)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 이사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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