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구 동굴피아 새단장해도 자생력 갖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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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구 동굴피아 새단장해도 자생력 갖기 어렵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4.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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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가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있는 동굴피아를 새단장하겠다고 한다. 동굴내부 시설 보완과 신규 프로그램 확충, 지상광장 경관 개선 등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래도시 남구’를 알리기 위한 디지털고래 아쿠아리움, 고래유등관, 고래 홀로그램 등이 새롭게 설치된다. 체험공간으로 곤충체험관, 동굴탈출존도 만든다. 지상광장에는 전래동화 이야기길, 사계절정원, 산수유길, 전통놀이기구함, 포토존 등을 조성한다. 지하광장에는 편의시설로 무인카페가 설치될 예정이다.

동굴피아는 지난 2017년 개장했다. 40여년 전 젊은 사람들이 막걸리는 마시던 ‘동굴주점’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것이다. 1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동굴피아는 개장 초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5개월 만에 17만6000여명이 방문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 후 방문객이 급감했다. 2018년 8만6000여명, 2019년 8만8000여명, 2020년 2만1000여명으로 줄어들고 그 다음해부터는 하루 30~160여명 선이다. 지금은 방문객이 드나드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동굴이 주는 신비감도, 볼거리·즐길거리도 없는데다 접근성·주차공간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문제점은 동굴피아가 갖고 있는 근본 시설이나 지리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새단장한다고 해도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우선 동굴의 크기가 작고 자연동굴과 달리 동굴 특유의 신비감도 없다는 큰 단점을 안고 있다. 경기도 광명동굴 등 다른 지역의 동굴관광과 비교해보면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동굴피아가 지역주민들의 호기심을 계속적으로 불러 일으킬만한 프로그램이나 시설도 아니다. 새단장을 해봐야 공연히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이전에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야 한다. 우선은 타깃을 새롭게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남산­태화강­동굴피아로 이어지는 도심 공간은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생활시설로서 울산지역의 정주여건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야 한다. 관광객이 아닌 지역주민에 타깃을 맞추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가 쉽다.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형 도서관이라든가, 요즘 인기가 많은 미디어아트미술관 등 울산시민들의 여가생활시설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관광도시보다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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