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울주산악영화제(UMFF)가 4월1일 개막해 10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었다. 올 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로는 가장 먼저 개막한 국내 유일의 이 산악영화제는 산과 환경과 기후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영남알프스 자락의 복합웰컴센터와 울주 일원에서 상영해 세계 산악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언제나 함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울주산악영화제는 자연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실제로 행사장 곳곳에선 1회용이 아닌 다회 용기를 활용했다. 울산에 벚꽃이 만개한 시기에 맞추어 진행되다 보니 계절이 선사하는 아름다움도 덤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지난 해 8월 동구 일산해수욕장 일원에서는 제4회 울산단편영화제가 열렸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비대면으로 개최된 이 영화제는 ‘아시아와 함께’라는 콘셉트로 장르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국내외 단편영화를 선보였다.
12월 개최된 울산국제영화제(UIFF·Ul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는 ‘청년의 시선, 그리고 그 첫걸음’을 주제로 11개 섹션에서 20개국 82편의 작품을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메가박스 울산점, 울산 블루마씨네 자동차극장에서 선보이면서 바야흐로 울산이 영화도시로 나아가는 기틀을 만들었다.
울산국제영화제의 중심 섹션에서는 울산시가 국내 청년 영화인들을 지원해 완성된 작품들을 선보인 ‘위프(UIFF)파운데이션’으로서 35편이 선정되었다. 이 영화제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울산시가 예산을 지원한 13개 작품이 울산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영화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영화제작지원사업(UIFF)은 응모작이 270편에 이를 정도로 영화학도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울산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영화제와 경쟁해야 하고, 울산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기획과 운영이 요구된다. 국내 영화제를 넘어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도 유사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힘겨워 했다. 하지만 이제 부산하면 누구나 ‘영화의 도시’를 떠올리게 되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들의 꿈과 시민들의 애정이 한데 모여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7대 영화제로 성장한 것이다.
올해 제2회 울산국제영화제는 울산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재단에서는 영화제 조직을 꾸리고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위프(UIFF)파운데이션’을 더욱 강화하여 많은 청년영화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울산의 정체성을 담아낸 작품들을 유치할 것이다. 영화학도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영화 관련 아카데미·라운드테이블·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울산다운 색깔이 드러나는 기획과 운영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울산국제영화제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타 지역에 비해 늦은 만큼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울산의 문화를 선도하는 사업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미 영화제가 있는데 또 무슨 영화제냐는 걱정의 목소리는 이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수렴해서 영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울산이 영화 제작과 향유의 중심도시로 발전해 가야 한다. 울산국제영화제가 열정 가득한 문화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정배 울산문화재단 대표·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