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울산시의 노인인구는 14만여명에 이르며, 연령별 인구분포가 가장 큰 50대가 향후 10년 이내 노인계층에 진입할 경우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계층에 진입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 노인계층은 이전의 노인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이후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모두 여유가 있음에 따라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사회, 문화적으로 주체적인 삶을 누리며, 젊은 계층 못지않게 활동적이고 소비의욕과 문화적 욕구가 높다. 이렇게 자신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세대라 하여 이러한 노인계층을 ‘액티브 시니어’라 부른다.
노년에 대한 생각이 이전세대와 달라 노년기를 일방적인 돌봄의 수혜자가 아닌 새로운 인생의 기간으로 보고 실제 나이보다 젊은 사고와 생활방식을 고수해 다양한 취미와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누리려 한다. 교육수준이 높아 자신의 선호와 상황을 잘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정보를 적절히 잘 취득하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수용력이 높다.
은퇴후에도 건강관리와 여가·취미·문화활동을 즐기고 자기계발에 힘쓰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고 관계망 유지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이전의 수동적 실버세대와 구별된다 할 수 있다. 이들은 종교, 친목, 취미 등 사회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며, 건강관리와 평생교육, 여가활동, 자원봉사 등 사회활동에 참여수요가 높다.
액티브 시니어가 지속적으로 지역내에 거주하면서 사회적 네트워크 안정화를 갖추게 하기 위해 공간적으로는 맞춤형 주택, 여가공간, 문화복지시설, 교육시설 등이 확충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보람된 일자리 제공이 필요하며, 교육프로그램이나 건강관리, 사회관계 형성을 위한 공동체 활동 지원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듯 액티브 시니어 계층이 커짐에 따라 주택유형, 문화시설, 스포츠시설, 야외 여가공간, 교육기관, 정보화 기반, 금융상품, 교통수단, 먹거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건강, 음식, 체험, 의료, 문화, 취미 등 여가 및 건강관리 기능이 복합된 주택을 조성하고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주거 측면에서는 독립적인 삶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개인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는 사적 주거공간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확충하되 공동체적 관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함께 도입할 수 있는 공간조성이 필요하다.
최근 진행중인 교외지역의 전원주택단지 또는 공공타운하우스 조성시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반영해 전원적 환경에서 편리한 주거공간을 확충하고 문화, 예술, 여가, 교육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과 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도입할 경우 액티브 시니어 계층의 지속가능한 거주와 외부에서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부여와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 확충 측면에서는 울산의 산업 성장기에 유입된 베이비부머가 그들의 전문적 기술과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를 구축해 울산지역의 산업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지역사회에서의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도시정원사, 도시농업가, 웰빙요리사, 아이돌보미, 문화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액티브 시니어는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생산과 소비활동을 하는 경제주체이므로, 그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취미, 교육, 여가, 교통, 의료서비스 기반을 공급하고 미래 신기술을 습득하고 정보를 잘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오늘의 노인은 어제와 다르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액티브 시니어 계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유지하고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자립심을 확보하며 그들의 경험과 지식, 지혜를 공유하면서 적극적인 사회적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도시공간의 확충과 공간내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