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9)]동사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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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9)]동사 쓰임새
  • 경상일보
  • 승인 2022.04.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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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낱말을 그 문법적 성질에 따라 분류한 것이 품사이다. 이때 문법적 성질이라는 것은 형태, 기능, 의미 등 세 가지 기준에 의해 흔히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부사, 관형사, 조사, 감탄사 등 9품사로 나눈다.

문장의 주어를 서술하는 기능을 가진 말을 용언이라 한다. 용언은 동사, 형용사로 구분한다. 국어에서는 동사는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형용사는 사람 또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동사는 현재 시제 선어말어미 ‘-는-/-ㄴ’, 진행형 ‘-고 있다’와 결합하며, 명령형어미 ‘-어라’와 청유형어미 ‘-자’, 의도, 목적의 어미 ‘-려/러’를 취한다. 반면 형용사는 진행형인 ‘-ㄴ다’, 관형사형 어미 ‘-는’, 명령형·청유형 어미가 붙을 수 없다.

동사만 다룬 책 <동사의 맛>(김정선, 유유)을 소개한다. 저자는 동사를 ‘글맛 내는 육수와 양념’이라고 했다. 표제어는 사전처럼 배열하되 1, 2부로 편성됐다. 1부 ‘가려 쓰면 글맛 나는 동사’는 동사의 뜻풀이와 활용형을 밝히고 예문을 통해 기본형 활용을 확인했다. 2부 ‘톺아보면 감칠맛 나는 동사’는 좀 더 헷갈리는 동사를 배치했다. ‘톺다’는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는 의미의 동사다.

1부의 첫 표제어가 ‘가다/오다’이다. ‘가니 오고, 오니 간다. 쓰고 보니 가는 게 먼저인가 살고 죽는 일에선 오는 게 먼저다. 와야 갈 수 있으니까, 돌아가는 사람은 있어도 돌아오는 사람은 없잖은가.’ 본문 첫 문장이다. ‘오갈 데 없다’는 띄어 쓰지만 ‘온데간데없다’는 붙여 쓴다. ‘가시다/부시다’. ‘가시다’는 물 따위로 깨끗이 씻는다는 뜻이고, ‘가셔, 가시니, 가시는, 가신, 가실, 가셨다’로 쓰고, ‘부시다’는 그릇 따위를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부셔, 부시니, 부시는, 부신, 부실, 부셨다’로 쓴다.

2부의 내용을 소개하면, ‘궂기다/궂히다’ 윗사람이 죽거나 헤살이 들어 일을 그르친다는 뜻인 ‘궂기다’에서 온 ‘궂히다’는 죽게 하거나 일을 그르친다는 뜻이다. ‘그슬다/그을다’. 고기 따위가 불에 겉만 살짝 탄 것은 그슨 것이고, 햇볕이나 불, 연기를 오래 쬐어 검게 탄 것은 그은 것이다.

238항목의 동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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