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상태바
[기자수첩]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 정세홍
  • 승인 2022.04.26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세홍 사회부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장기화 우려가 크다.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부결됐고, 결국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파업을 포함한 투쟁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노사는 지난해 8월 임금협상을 위한 상견례에 돌입한 뒤 약 7개월여만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당시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노사가 갈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이렇게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투표에서 60%가 넘는 반대로 부결됐고, 현재는 교섭 재개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노조는 최근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했지만 사측에서는 새 합의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갖자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노조는 지난 22일 소식지에 “회사는 단체 행동권을 사용하지 않고 교섭을 마무리할 기회를 놓쳤다”며 “여러 차례 교섭 재개 촉구에도 불구하고 응답하지 않는 회사를 상대로 하는 파업은 정당하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했고,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2019~2020년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해 파업을 실시했다.

만약 노조가 올해도 총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2년만에 전면파업을 실시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총파업을 벌이게 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노사문제 외에도 원자재값 폭등, 유가 폭등 등 쉽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실적에 직결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두고는 철강업계와의 줄다리기 협상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인력난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약 9000명이 넘는 생산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무부가 최근 조선업 관련 비자요건을 개선, 외국인력 도입 지원에 나섰지만 즉각 노조가 반발하면서 반대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이런 대내외적인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 조선업의 수주 분위기는 좋다. 향후 2~3년간 일감 확보에도 성공했다. 노사갈등 외에도 노사가 집중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다. 부디 노사가 지혜롭게 머리를 맞대고 지역사회를 위해 물 들어올 때 노를 팍팍 저어주길 기대한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aqwe0812@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