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숙칼럼]다음 시장의 선택지는 정주 여건과 삶의 질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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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숙칼럼]다음 시장의 선택지는 정주 여건과 삶의 질 향상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4.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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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숙 논설위원실장

6월1일 치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장 출마예정자는 현재로선 3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송철호 현 시장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선을 거쳐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공천후보가 됐다. 박맹우 전 시장은 경선 탈락에 불복해 탈당한 다음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고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요청해놓고 있다. 합의가 쉽진 않겠으나 어떻게든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대결이 된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울산시장 선거에서 후보가 2명이었던 적은 없었다. 경남도에 속한 기초단체였던 제1회 선거에선 7명이나 출마했고, 광역단체가 된 이후 제2~7회까지는 3명 또는 4명이 경쟁했다. 김두겸·박맹우 두 후보가 단일화 하면 제8회 울산시장선거는 역대 가장 선명한 ‘강(强) 대 강(强)’ 대결 구도가 된다. 유권자의 입장에선 선택이 수월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엄중하게 공약을 비교분석해 선거권을 확실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아직은 공약을 따져 보기가 쉽지 않다. 송시장은 28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고,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라는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송시장은 지난 4년간의 행정 방향으로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우선 공천장을 거머쥔 김두겸 후보의 기자회견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경제살리기와 인구 감소에 대비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라고 내놓은 것도 특정 세대와 계층의 직접 지원이 대부분이다. 울산을 떠나려는 사람을 잡거나 다른 도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은 있으나 현재 울산에 살고 있는 보통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은 안 보인다는 말이다.

인구나 일자리 감소의 심각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그래서 경제를 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히 시장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오래도록 울산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평범한 울산시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도시 말이다. ‘15분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의 단체장 선거에서 종종 슬로건으로 등장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지역내총생산(GRDP)가 높은 부자도시 보다 걸어서 15분 거리 안에서 모든 문화생활이 가능한 정주여건이 빼어난 도시가 필요해졌다.

정주여건이 좋은 도시는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이 활성화하고 경제가 살아나고 인구가 늘어나기도 한다. 부산 해운대는 그 좋은 예다. 멋진 주거공간과 문화활동·쇼핑이 손쉬운 환경, 뛰어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갖춰지자 유능한 젊은 사람들이 이사해오고, 기업들이 그들을 따라가는 현상이 일어났다. 인구증가도 관광활성화도 결국 정주여건과 삶의 질 향상에서 시작되는 것이 MZ세대가 사는 오늘날이다.

울산시민들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2000년 전후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울산대공원이 생기고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면서 정주만족도가 급속하게 높아졌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었다. 울산시 행정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문화적 성장으로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1년 3월초 발표된 ‘2020 울산시 사회조사’에서는 삶의 만족도가 5.4점으로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질 2020’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 국민의 평균 만족도 6점보다 낮은 결과다. 우리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1년 전보다 0.1점 떨어졌으나 울산시민들이 삶의 만족도는 그보다 더 높은 0.3점 감소했다. 울산연구원이 지난해 3월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오랜 숙원사업의 해결’에 대한 만족도는 45.6%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환경도시·문화관광도시 도약과 시민 삶의 질 개선’에 대한 만족도는 43.1%에 그쳤고 ‘광역시 위상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과 도시활력 제고’에 대한 만족도는 34.2%로 더 낮게 낮았다.

다음 시장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바로 정주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다. 15분 도시와 같은 문화생활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정명숙 논설위원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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