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언론에 의하면, 게임사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사 기준 입사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평균급여도 국내 게임사 중 1위로서 1억5000만원을 상회하는데, 개발자 구인난으로 연봉을 급격히 올린 것과 관련이 있다.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개발자에 대해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개발자(developer)’란 ‘자연발생적으로 생기지 않는 것을 계획적·종합적 사업으로서 개발하는 업자’(두산백과)라고 되어 있으나 최근에는 주로 웹 개발자 등의 프로그래머들을 뜻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발자 구인난으로 IT업계는 초고연봉을 제시하고 인재모집 단계에서 ‘하루 안에 합격 통보’ ‘자기소개서를 없앤 간단한 설문식 서류전형’ ‘경력직에 스톡옵션 제공’ 등 각종 채용 비책으로 개발자들을 모셔 가려 하고 있다. 그야말로 개발자 세상인 것 같다.
2000년 전후 정부 주도와 닷컴기업 중심의 제1 벤처붐이 있었다. 이제는 2020년을 전후해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개발자 고연봉은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물론 대기업으로의 개발자 집중은 중소기업 구인난을 심화시키는 문제도 있는바 이 점은 해결되어야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최근의 한류 드라마와 영화, 대중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든 알고 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에다,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인이 만든 음악, 드라마, 영화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줄곧 주입식 교육을 해왔는데 어찌 이렇게 창작의 나라가 되었는지 단지 신기할 뿐이다. 어찌 되었든 지금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국민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드라마, 영화, 음악 제작자들이 인정받는 세상이다.
헌법에서는 창작자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제22조에서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저작권법, 특허법에서는 저작자,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신지식재산권법이라 불리는 각종 법령들은 새로이 나타나는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정을 늘리고 있다. 이렇듯 무에서 유를 창작하는 자를 법으로 보호하는 규정들이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창작자가 제대로 우대받는 지금에 이르러 이제야 이런 법이 있구나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보기에 따라서 아직도 창작자가 홀대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뉴스가 있다. LG전자를 퇴직한 두 연구원이 회사를 상대로 직무발명 보상금을 청구한 소송에서 애초 청구한 201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약 1500만원씩의 일부승소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법 판결로서 원피고의 주장을 고려하여 회사의 이익과 발명자 공헌도로 금액을 평가하여 3년여 만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특히 원고의 발명자 기여도를 주장하는 40%에 훨씬 못 미치는 10%로 평가한 점이 눈에 띈다. 판결은 물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다만 보는 시각에 따라 이 사건에서 직무발명 보상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아내와 경주 남산을 오른 적이 있다. 겨우 중턱까지 오르고 발길을 돌렸지만, 그곳까지 가는 동안 꽤 많은 탑, 불상들을 볼 수 있었다. 석불만 해도 118구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산은 과연 노천 박물관이었다. 문득 신라 시대에 석공의 인기가 엄청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외국 백제에서 초빙한 석공 아사달이 다보탑과 석가탑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시대 문화의 부흥은 ‘신라 시대의 개발자’인 석공을 비롯한 예술가들의 왕성한 창작활동에서 나왔으리라.
연봉이 다가 아니지만,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에서도 개발자의 고연봉을 통해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다. 창작의 가치를 인정받는 작금의 분위기에서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걸어본다.
김지환 지킴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