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4)]청실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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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4)]청실배나무
  • 경상일보
  • 승인 2022.05.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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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야생 돌배나무는 돌배나무, 산돌배나무, 청실배나무 등이 있다. 이를 개량해 다양한 식용과일 ‘배’ 품종들이 재배되고 있다. 특히 울산은 배가 유명하다. 배내(梨川)라는 지명이 울주군 상북면과 두동면에 있을 정도다.

‘배’라는 말도 리(梨)또는 백과(百果)에서 변했다는 견해가 있다. 또 한국어와 비슷한 길랴크어에서 pe(폐)라는 뜻이 ‘과즙이 많은 과일을 따다’라는 뜻이 있어 배가 여기서 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자어 이전부터 배를 식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우리 고유 말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매년 3월 중순을 넘어서면 배나무들은 흰 꽃을 피워낸다. 때를 같이해서 울주군 청량읍 안영축마을 문수산 등산로 우측 밭 울타리에 있는 청실배나무에도 어김없이 잎 없이 하얀 꽃송이들을 주렁주렁 매단다.

▲ 안영축마을에 있는 청실배나무.
▲ 안영축마을에 있는 청실배나무.

벼들이 익으려는 8~9월이면 청실배나무의 열매도 푸른색을 띠며 익는다. 주먹보다 더 굵은 크기다. 빨리 익지만 깨물면 딱딱하다. 야생 돌배나무 중 과일이 제일 큰 종류다. 서리를 맞게 되면 열매 속에 있던 석세포들이 약해지면서 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워진다. 이렇다보니 열매는 식용보다는 달여서 약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감기증상이 있을 때 달여 먹는다고 한다.

문수산 정상 봉우리를 올려다보고 있는 안영축마을 청실배나무는 속이 비어 있고 벌어져 있다. 검게 탄 흔적도 있다. 부잣집 울타리 안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불이 나면서 집도 타고 나무도 함께 탔지만 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 나무는 울주군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같은 종류의 나무가 울주군 온양읍 내광리 주택가 뒤뜰에서 오랜 시간 열매를 달면서 살고 있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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