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백원택시·마을주치의·방문약사 패키지 공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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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백원택시·마을주치의·방문약사 패키지 공약 제안
  • 경상일보
  • 승인 2022.05.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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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농어촌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병원을 오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1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다. 농어촌 지역의 의료접근성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여기에 보건소 같은 공공의료기관 이용률은 3.1%로 나타났다. 반면 민간의료기관 이용률은 96.9%로 압도적이다. 울산광역시립노인병원(울주군 온양읍)이 사실상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은 어떨까?

같은 조사에서 혼자 사는 노인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5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살고 있는 울주군 서생면 마을 노인들도 시내버스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토로한다. 서생면은 현재 시내버스 두 개 노선이 운행된다. 버스를 놓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작년에 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한 욕구조사 결과에 이런 고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욕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들이 적은 마을은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다. 이런 정류소들은 주민들이 안에 앉아 있으면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 버린다. 그러니 땡볕에도, 눈비에 강풍이 불어도 노인들은 멀쩡한 정류소 놔두고 밖에 앉아서 기다린다. 정류소 안에 있을 때 녹색등이 켜지게 하는 것도 방법인데 이에 대한 배려도 없다.

서생면은 과거에 울주군이 아니라 기장군에 편입된 적도 있기 때문에 두 지역은 같은 생활권이다. 울산 시내보다 가까운 부산 기장군 소재 병원에 더 많이 방문한다. 이렇게 생활권이 같은 울주군 서생면과 기장군을 연결해주는 광역버스 체계도 없다. 동해선이 개통됐다고 하지만 노인들은 하나 밖에 없는 전철역까지 오가는 것 역시 곤욕이다.

서생면뿐만 아니라 대개의 농어촌들이 행정구역 상 접경지역에 있는 경우들이 많다. 시내버스도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니 당장 노선을 늘리거나 운행 간격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면 이미 여러 농어촌 지역에서 운행하는 ‘백원택시’ 도입을 고려해 볼만 하다. 특히 농어촌이 즐비한 울주군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농어촌 지역은 찾아가는 보건의료서비스 확대도 필요하다. 일상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마을주치의’ 사업과 약물오남용 예방 교육이나 불필요한 약을 폐기해주는 ‘방문약사’ 사업이 대표적이다. 농어촌 지역의 공공의료기능이 취약하고, 교통편도 불편하다면 이런 대안들이 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울산지역 어느 지자체나 지방의회도 대안을 제시하거나 사업화 하려는 집단이 없다. 농어촌 노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여러 경로로 듣고 인지했을 텐데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현실이 놀랍다. 곧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후보들 가운데 누구라도 백원택시와 마을주치의, 방문약사 사업을 패키지로 묶어서 공약으로 제시하자. 적어도 나는 그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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