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숙의 한국100탑(66)]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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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숙의 한국100탑(66)]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 경상일보
  • 승인 2022.05.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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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혜숙 수필가

안성시 죽산면 죽산리에는 고려시대의 사찰 봉업사터가 있다.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빈터에 보물 제435호 오층석탑과 유형문화재인 당간지주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큰 절의 흔적치고는 초라하다.

봉업사(奉業寺)는 나라를 창업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사찰이란 뜻이다. 원래 죽산리사지로 알려졌지만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조사되었다. 이때 출토된 유물에서 봉업사였음을 말해주는 명문이 발견되었다. ‘동국여지승람’에서 말하는 고려 봉업사가 바로 이곳이다. 국가경영의 중심사찰로서 태조 왕건의 진영을 봉안한 진전사원으로 거듭 불사가 이어진 곳이다.

30여 곳의 건물지가 확인 되었다고 하나 주춧돌이나 기단석은 보이지 않는다. 늠름하게 절터를 지키는 오층석탑의 위용에서 한때의 영광을 짐작해 볼 뿐이다. 보물 제435호, 봉업사지 오층석탑은 단층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올린 일반형 석탑으로 고려 초기의 문화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기단부는 둔중하고, 일층 몸돌이 지나치게 높다. 탑의 몸돌에 새긴 양 우주도 형식적이다. 그러나 지붕돌받침이 층마다 5단으로 정연하고, 우람하지만 균형을 잃지 않아 경기 지방의 탑 중 조형미가 우수한 석탑으로 평가된다.

봉업사지 근처에는 죽산리 삼층석탑과 석불입상이 있다. 매산리사지 태평미륵과 함께 미륵당 오층석탑도 저만치 건너다보인다. 죽산에는 관음당의 관음사지와 장광사지에 이르기까지 고려시대 사찰유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죽산은 봉업사를 중심으로 오랜 세월 불교문화를 꽃 피운 땅이다.

절터 옆에 영남길이란 팻말이 보인다. 삼국시대부터 서울과 지방을 이어주던 도로의 한 구간이라고 한다. 그 옛길을 따라 죽주산성으로 가고 싶지만 발길을 돌려 칠장사로 향한다. 봉업사지에서 남쪽으로 13㎞ 떨어진 칠현산 자락에 있는 천년 고찰이다. 그곳에는 봉업사터에서 옮겨간 보물 제983호, 봉업사지석조여래입상이 기다리고 있다.

배혜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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