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거 기표방식 도안 반드시 고쳐져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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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선거 기표방식 도안 반드시 고쳐져야 옳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5.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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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우 토민금석학연구소장

지금의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각종 투표용지의 기표도안에는 卜(복)이란 글꼴이 들어 있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卜(복)은 讀音(독음)이고 訓音(훈음)은 ‘占(점)’을 뜻한다.

최초의 사전을 만들었던 중국 동한시기에 허신은 설문해자 풀이에서 ‘卜(복)은 灼剝龜也(작박귀야)’ 곧 복이란 ‘구워서 쪼개진 거북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때 灼(작)은 ‘굽는다’라고 했는데 이는 지진다로 보아야 옳다. 왜냐하면 허신은 은상문자를 못보았기 때문에 잘못된 풀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은나라 조상들은 점을 칠 때 거북이나 동물뼈를 불에 직접 구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점을 칠 때는 먼저 甲(갑)이나 骨(골)을 구해서 점의 상형이 잘 나타나도록 갑골판에다 두개의 원형과 타원형의 홈을 파는데 먼저 원형을 판 뒤에 그 원형에다 오른쪽 방향으로 덧붙여 타원형을 엷게 판다.

이때 원형을 천이라 하고 타원형을 鑿(착)이라 한다. 이러한 천착을 갑골판에다 여러개의 홈을 판다.

또한 卜에 대해서 ‘象炙龜之形(상구귀지형)’ 곧 ‘상은 거북을 구운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一曰龜兆之縱橫也(일왈귀조지종횡야)’ 곧 ‘일설에는 거북점을 칠 때 가로 세로의 조짐이다’라고 했다.

그런 천착의 형태가 갖추어 지면 불에 달군 작대기를 갑골판에 지지면 푸푸(卜卜) 소리를 내는데 이것이 후대로 오면서 소리글이 같은 복을 준다고 해서 복복(福福)으로 음차되어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명절 때 어른들이 손아래에게 새해에 복받으라는 덕담이 전해오고 있는 것이다.

점을 치는 목적은 한 집단의 중대사를 앞두고 신에게 묻는 주술적인 행위였다. 이때 주술행위를 기록한 것이 바로 殷契(은글)이었다. 契(글)의 어원은 글꼴을 보면 대나무 조각에다 칼(刀)로 그어서 책상 위에 올려 받든(共)것이다.

글과 말은 수천년 전해오는 우리 조상들의 글말이다. 이러한 점술행위는 현세에도 유행하고 영원히 변천될 것으로 믿는다.

지금 행해지는 대선 등 선거 투표용지 기표방식의 도안을 보면 여러가지 형태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현세 기표도안을 정면에서 보면 점복의 갈라진 형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도안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은나라 시대에 점복의 길흉판단은 ‘긍정 ’ ‘부정 卜’ ‘긍정부정’ 과 같이 세가지의 정황을 가지고 좋다(위방향) 안좋다(아래방향) 등으로 점을 최종 판단했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우리의 먼 조상들이 고안하고 창안했던 卜(복)이란 글꼴이었다.

이것이 현세 은상문자를 연구하는 한중일 문자학자들의 중론이다.

그런데 나라의 일꾼을 뽑는데 무엇 때문에 ‘안 좋다’라는 기표방식의 도안을 그렸을까? 반드시 고쳐져야 옳다. 나라의 운명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이왕에 좋은 것이 좋다고 선거 기표 도안도 좋은 방향으로 도안이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수우 토민금석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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