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의 악순환,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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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의 악순환, 폭염
  • 경상일보
  • 승인 2022.05.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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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지난 22일 울산은 낮 최고기온이 31.8℃까지 오르며 때이른 한여름 더위가 나타났다. 7월 말이나 돼야 찾아올 더위가 두 달이나 빨리 찾아온 셈이다. 3월을 제외하고, 올해는 비 다운 비 없이 맑고 더운 봄날이 나타나면서 다가올 여름 더위 걱정을 부추긴다. 이런 가운데 인도에 120년 만에 찾아온 폭염 소식이 불편하기만 하다. 하늘을 나는 새들이 탈수 현상으로 추락해 숨지는가 하면, 40℃가 넘는 기온에 화재가 잇따르고, 작물의 수확량 감소와 폭염사망자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밖에 파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많은 지역들은 봄철 폭염으로 10억명 이상 인구가 위험에 처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스페인 남부 지역은 한낮기온이 평년보다 10~15℃ 높은 40℃를 기록했고, 프랑스도 한 달 넘게 평년 기온을 웃도는 이상고온현상을 겪고 있다.

올 여름 우리나라도 걱정이다. 기상청의 ‘여름철 3개월 전망’에 따르면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보고 있고, 세계 기후예측모델들은 6월에는 10%, 7월에는 25%, 8월에는 65% 확률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폭염의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다. 물론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한편, 폭염은 전력 수급 불안을 키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부족이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이 겹치면서 올여름 전 세계가 수십년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당장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기후변화로 폭염발생빈도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화석연료 사용은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자 하지만, 친환경에너지로 부족한 전력량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에너지가 부족하다고해서 다시 석탄 소비량을 늘리면, 이로 인해 발생한 탄소로 폭염일수는 다시 증가하고, 전력 부족도 심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영원히 끊기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의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우리가 꼭 친환경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야하는 이유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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