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에 내몰리는 경로식당 노인들, 예산 대폭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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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기에 내몰리는 경로식당 노인들, 예산 대폭 늘려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5.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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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연일 치솟자 무료 급식소와 경로식당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자재값이 너무 오른 것이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급증하고 있다. 경로식당 관계자들은 “인원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면 전체 인원의 식사를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물가가 5%대를 기록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근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 된다. 앞서 4월 소비자물가는 4.8% 급등해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6%대까지 물가 상승률이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물가상승 때문에 울산지역 내 무료급식소나 경로식당은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로식당 관계자는 “3000원으로 지원이 올랐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식단 구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식당 관계자는 “수입산 냉동 육류의 가격도 40~50% 가까이 상승했다”며 “한 끼 구성에 4000원 정도는 잡아야 겨우 식단 구성이 가능한데 후원·지원금은 크게 차이가 없어 이전보다 식사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1년에 약 21억원 정도를 경로식당 무료 식사를 위해 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형편이 녹록치 않아서 추가 편성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추가 편성은 어렵다.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결국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 노인복지정책을 발표하면서 급식 단가를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물가가 너무 빨리 올라 500원 인상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어느 지방자치단체나 예산은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로식당이나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을 위한 예산은 맨 먼저 책정해야 올바른 행정이다. 경로식당이나 무료급식소 이용자들은 집에서 식사를 할 수 없는 극빈층이 대부분이다. 위정자들은 늘 그래왔다.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몰두하면서 정작 불쌍하고 힘없는 노인들은 소외시킨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앞으로 경로식당과 무료급식소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요즘같이 식재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앞으로 경로식당이 내놓는 점심 밥상이 어떠할지는 불문가지다.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다시 짜고 진정한 노인복지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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