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당 일색 8대 울산시의회, ‘거수기’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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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당 일색 8대 울산시의회, ‘거수기’ 벗어날까
  • 경상일보
  • 승인 2022.06.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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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대의기구다. 지방의원들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지방행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조례의 제정, 예산의 의결, 주민부담에 관한 사항의 의결은 물론이고, 기타 주민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나 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또는 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기능 등을 통해서다. 집행기관의 독주를 견제하고 부당한 처사를 감시하는 통제기능도 행사한다.

이처럼 울산시 행정에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울산시의회의 의석 구성이 확 바뀌었다. 6·1지방선거 결과 8대 울산시의회는 국민의힘이 22석 가운데 21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석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에 돌아갔다. 이는 지난 7대 시의회가 민주당 17석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5석으로 구성됐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제6회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21석, 새정치민주연합 1석을 차지했던 6대 울산시의회의 복사판이다. 울산이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긴 했어도 이처럼 보수가 울산시의회를 독차지한 것은 6대와 8대 뿐이다. 제 5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13석, 민주노동당 7석, 무소속 2석이었다. 4회는 한나라당 15석, 민주노동당 4석. 3회는 한나라당 15석, 민주노동당 3석, 무소속 1석. 2회는 한나라당 10석, 새정치국민회의 1석, 무소속 5석으로 나타났다.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견제장치는 마련해왔던 울산 유권자들이다. 그런데 이번엔 국민의힘에 힘을 몰아줬다.

행정의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중요한 기능측면에서 보면 ‘21대 1’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숫자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의회가 견제와 감시는커녕 ‘거수기’에 불과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의회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이 중요한 때인 만큼 누가 전반기 의장이 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의장은 관례적으로 선수를 중시한다. 당선인 중에 김기환, 이성룡, 강대길 당선인 3명이 가장 높은 3선이다. 이들은 벌써부터 의장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모두 7대 의회를 지키지 못했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7대 의회를 지킨 재선의원 가운데 안수일 당선인도 구의원 경력까지 내세우며 의장도전을 선언했다. 이들 중 누구도 의장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고 할 순 없다. 수십년 정치 경력을 가진 만큼 누가 의장이 돼도 무난하다. 다만 당정이 국민의힘 일색이 돼버린 현실에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역할을 누가 가장 확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를 의장 선출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의회가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일은 없어야겠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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