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토양, 한번 오염되면 재생하기 어려운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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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토양, 한번 오염되면 재생하기 어려운 자원
  • 경상일보
  • 승인 2022.06.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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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구로 옮겨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까운 거리에 주한미군 용산기지가 있었다. 몇 년 전 용산 주한미군 기지가 평택시로 이전함에 따라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지 지역이 우리에게 반환되었다. 이 지역은, 해방 전까지 일본군 사령부와 군사 시설이 있던 자리로 일본이 패망하면서 미군 보병7사단이 접수했고,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미8군이 이어받아 70년간 ‘한국 속의 작은 미국’으로 우리네 경찰도 검찰도 들어갈 수 없었던 금단의 구역으로 존재해온 지역이었다. 덕분에 이태원과 해방촌이라는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기지촌도 주변에 있게 되었다.

수년 전부터 거론된 바 있었지만 최근 또 다시 이 지역 중 일부에 미군에 의한 토양 오염이 있었음을 제기하고 있다. 즉, 토양 오염의 주원인인 각종 군사용 원재료 탱크의 배관 연결부위의 누출이나 폐기물 투기 등에 의한 지표 및 지하 토양 오염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오염된 토양 위에 집이나 건축물 또는 공원을 조성할 경우, 오염된 토양으로 인한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오염물질은 유해한 모든 화합물이 대상이 된다. 특히 건강 피해가 우려되는 특정 유해물질로 지정된 휘발성유기물(VOC), 중금속, 그리고 PCB와 같은 발암성 물질들이다. 특히 염소계의 휘발성 유기물은 상온에서 액체로 비중이 물보다 크고 침투성이 있어서 밑으로 퍼지기 쉽다. 난용성이라서 물에 잘 녹지 않지만 지하수의 흐름을 따라 수평 방향으로 확산된다.

중금속 등의 오염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이들이 화합물 형태로 물에 녹아들어가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수은, 납, 카드뮴 등 대부분의 양전하를 가진 물질은 토양에 흡착되기 쉬우므로 지표면 부근에 집중되기 쉽다. 6가크롬이나 비소 등과 같은 음전하를 띄는 물질은 토양에 흡착되기 어려우며 땅 속 깊은 곳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지하수의 흐름에 따라 확산될 수 있다.

농약류와 제초제, 살균제 등에 의한 공원이나 골프장 등에서의 문제는, 살포 직후 국소적, 단기적 오염 문제가 발생되는 사례가 있다. 절연유, 인쇄잉크 등에 대량으로 이용되었던 PCB는 1972년에 제조 금지되었지만, 살충제로 1971년 이후 사용 금지된 DDT는 이미 상당량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문제가 발생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

토양은 한 번 훼손되면 다시 재생되기 매우 어려운 자원이다. 한 번 오염된 토양에서 오염물을 제거하는 복원 작업에는 매우 큰 비용이 소요된다.

토양정화 기술에는 생물학적, 물리학적, 화학적 처리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대체적으로 오염물질을 추출 혹은 분해해 제거한다. 이 중에 대상물질이 수용성 화합물이거나 금속이온 등일 때는, 물로 씻고 그 물을 순차적인 방법에 의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토양 가스흡입법이 이용되고 있으며, 중금속 등 용출하기 쉬운 오염물질은 불용화약제를 사용한다. 그 외에도 오염 토양에 접하고 있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과 함께 특정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지하수 양수정화법도 있다.

무엇보다도 현지에서 미리 오염물질을 바로 반출하거나 발생 오염물질을 봉쇄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토양환경보존법이 설정되어 이후 여러차례 개정을 거쳐, 최근 2020년 11월 개정 발효되었다. 또한 2022년 1월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환경부령으로 공포된 바 있다.

이 법은 토양오염으로 인한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등 토양을 적정하게 관리 및 보전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법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 장관은 전국적인 토양 오염 실태를, 또한 시·도지사는 관할 구역 안의 토양 오염 실태를 조사하도록 하고 있으며, 대책 기준을 넘는 지역이나 시·도지사가 오염되었다고 인정하는 지역은 토양보전 대책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또한 토양 오염 실태조사와 토양 정밀검사를 할 때는 측정망 설치구역의 토지, 건축물, 정착물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도 있다.

울산은 최고로 아름다운 산과 바다, 그리고 강을 모두 가진 유일한 도시이다. 울산 시청은 관련 환경보존법들을 활용해 세계적 공업공단을 가진 최고로 아름다운 환경도시 울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겠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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