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정원 대나무 관리, 시민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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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가정원 대나무 관리, 시민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6.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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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일원의 대나무에 꽃이 피는 현상이 발생해 환경단체와 울산시 등이 조사에 나섰다. 시는 일단 국가정원에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같은 현상이 계속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울산시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인만큼 보다 철저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나무 꽃은 이른바 ‘대나무 개화병’으로 불리는 것으로, 대곡댐 주변, 태화강 삼호대숲, 웅촌면·두서면 일대 대나무가 지난 몇 년 동안 꽃을 피우다 올해 결국 말라 죽었다. 특히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은 국가정원 내 대나무생태원에 심어져 있는 구갑죽에도 꽃이 피어 당국이 베어버린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대나무생태원은 약 63종의 다양한 대나무 종들을 보여주는 곳으로 일대가 한 뿌리로 묶여있지 않아 크게 퍼져나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나무숲은 겉보기에는 건강해보이지만 각종 병해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의 경우 빗자루 병으로 불리는 대나무 ‘도깨비집병’이 십리대숲에 확산돼 당국을 긴장하게 했다. 도깨비집병은 십리대숲을 비롯해 삼호섬 생태공원, 남구 와와마을 앞 백로서식지 일대 등으로 급속하게 번졌다. 이 병에 걸리면 잎이 떨어지고 동화작용을 못해 죽순이 크는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하면 죽기도 한다. 지금도 국가정원내 대숲에는 심하지는 않지만 도깨비집병이 남아 있는 상태다.

국가정원의 대숲은 이 밖에도 많은 수난을 겪었다. 수년 전에는 혹독한 추위로 대나무가 얼어버리는가 하면 태풍으로 인해 거대한 대숲의 대나무들이 맥없이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 당시 태풍에 쓰러진 대나무는 그 양만 해도 엄청났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대표적인 상징은 대나무숲이다. 상징이 무너지면 국가정원 자체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특히 국가정원의 대나무생태원은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대나무 박물관’이라고 할 만한 울산의 관광자원이다. 그 중에서도 대나무생태원의 구갑죽은 많은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눈길을 많이 받는 귀한 품종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처음부터 대나무숲으로 인해 탄생했고, 관광객들은 이 대나무숲을 보기 위해 울산을 방문하고 있다. 울산시가 이번에 구갑죽의 ‘대나무 개화병’을 잘 찾아낸 덕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다. 대나무 보존은 울산시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당국 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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