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포스트 코로나 울산관광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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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포스트 코로나 울산관광이 나아갈 길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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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최근 코로나 사태도 다소 진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면서 관광활동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6월 25~26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22 세계관광산업 콘퍼런스가 개최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 세계 관광 관련 핵심 인사들이 국제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대거 울산을 방문하는데, 울산시는 산업과 생태문화가 어우러진 지역의 관광 자원을 적극 홍보해 울산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행사가 잠시 컨벤션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관광정책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울산 관광이 나아갈 길을 몇 가지 제언해 본다.

첫째, 관광종합선물세트의 지양이다. 과자 중에서 가장 맛이 없는 것은 종합선물세트라고 한다. 즉 특색이 없고, 맛없는 과자를 끼워 넣어 구색만 갖췄기 때문이다. 관광상품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저곳에 볼만한 관광지를 잔뜩 늘어놓고 관광을 유도하면 관광객은 외면할 것이다. 최근 관광의 패러다임은 단체로 여러 관광지를 둘러보는 패키지 단체관광에서 소규모로 관심분야의 관광지를 찾아 체험하는 테마형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특별관심여행(SIT: Special Interest Tour)라고 한다. 울산도 특색이 있는 테마 중심으로 관광상품 및 코스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환경과 관광의 가치 조화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란 말과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두가지 말은 다 맞는 말이지만 다 틀린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두 말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Immanuel Kant)는 이와 같이 논리적으로, 사실적으로 동등한 근거가 성립하면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두 명제의 관계를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고 했다.

환경과 관광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환경은 보존의 가치 추구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고, 관광은 개발을 통한 경제적 가치 추구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명제는 양립할 수 없는 이율배반의 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환경과 관광에 있어서 대표적인 이율배반의 사례로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에서 찾을 수 있다. 신불산의 환경보존이라는 명제와 케이블카 설치를 통한 관광개발이라는 명제가 상충해 이율배반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환경 훼손을 이유로 설치 반대를 주장했고, 당국에서는 울산의 주력산업 침체와 관광산업 활성화 필요성, 노약자와 장애인 등 보행 약자의 관광권 보장 등 사업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설치를 추진해 왔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갑론을박하면서 표류했던 것은 이율배반의 두 명제가 상호 옳음을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발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보다는 환경과 관광의 가치 조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관광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이다. 충청남도 금산에 들어선 출렁다리에 한 달 반 동안 금산 인구의 4배가 넘는 2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개통 전만 해도 전국에 출렁다리가 2000개가 넘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주변 식당가는 손님이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며, 출렁다리 인근 주차장에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차들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산 중턱에 설치된 270여m 길이의 출렁다리는 금강 상공 40여m 위에 산과 산을 연결해 설치돼 있어 타 지역 출렁다리보다 출렁임이 더 하고, 주변 경치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점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방문한 관광객이 4월 말 개통 이후 한 달 반 만에 2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금산은 ‘출렁다리’라는 관광매력물 개발을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울산도 의미있는 관광개발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 및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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