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곳중 남은 20여곳 상인들
“시에서 영업기한 연장해야”
고성 오가고 철거작업 방해
시·관리소 “연장불가” 입장
철거 재돌입 예정 긴장 고조
지난해 12월31일자로 사용이 종료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수산물소매동 임시영업장에 대한 울산시의 철거작업이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중단됐다. 하지만 언제든지 다시 철거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울산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수산물소매동 임시영업장. 오후 2시가 되자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임시영업장 천막 위로 올라가 공용부분 천막 철거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상인들이 고성과 함께 나무막대기 등으로 철거작업을 방해하며 격렬하게 저항했고, 결국 20여분간 철거작업을 하던 직원들은 중단하고 철수 할 수밖에 없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달 31일자로 임시영업장 사용이 종료되고 나서도 일부 상인들이 떠나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자 사전 통보 뒤 이날 1차적으로 공용부분(통로쪽) 천막에 대한 철거를 시도한 것이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병력이 10여명 가량 배치돼 물리적 출동은 없었으나, 철거작업이 지속됐다면 물리적 충돌도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상인들은 시가 막무가내식으로 철거작업에 돌입했다며 성토했다. 상인 류용하씨는 “최소한 상인들이 다른 곳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때까지 방법을 찾거나 기다려주지는 못할 망정 이런 식으로 강제 철거작업을 하는게 어디 있느냐”며 “30년간 대를 이어 장사를 해온 상인들은 이제 갈 곳도 없다. 영업기한을 연장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 곳 수산물소매동 임시영업장은 전체 74개 점포 가운데 20여개 점포만 남아 있다. 나머지는 새로 건립한 소매동에 입찰을 통해 이전했거나 자진 철거한 상태다.
반면 시와 관리사무소 측은 새로 건립한 소매동이 준공돼 임시영업장의 사용이 종료된데다 시장고객과 도매동 상인들의 계속된 불편 민원으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날 철거작업에 앞서 단수 조치도 실시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새로 건립한 수산물소매동이 1월1일자로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임시영업장의 영업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안전사고를 우려해 일단 철거작업을 철수했으나 재개 시점을 내부적으로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도매시장 내 청과잡화동도 마찬가지로 사용기한이 종료됐기 때문에 자진철거를 유도한 뒤 안되면 강제철거를 검토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