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집권 여당의 당 대표를 뽑는 선거가 온갖 다양한 모습들을 보이면서 연일 화제다. 전대 규정 개정은 권력의 지독한 속성이고, 80%가 넘는 초선의원들이 참석한 성명은 염량세태의 한 단면이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는 막강한 권력을 지닌 중요한 자리이니만큼 그 자리에 적합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세상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다. 둘 다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다. 리더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아도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적다. 이에 대해서 한비자는 ‘나라 안의 백성들이 모두가 다스림에 대해 말하고 상앙과 관중의 법을 적은 책을 집집마다 간직하고 있지만, 나라는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으니 이는 쟁기를 잡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한비자> ‘오두’)라고 했다. 리더십과 권력은 다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의지 없이 그저 내가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우기는 것은 단지 권력욕일 뿐이다.
한 사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뛰어난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런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와 공동체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함께 자란다. 리더는 다른 사람을 이끌고 갈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그 모든 건 미리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일을 추진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리더는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을 때 탄생하기보다는 되레 무언가 결핍해 있을 때 탄생한다. 다른 사람이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할 때, 일을 이뤄낼 수 있는 조건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최선의 상황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조건을 가지고 최선의 결과를 낳으려고 노력하라. 하늘은 우리를 위해 비를 내리지 않는다. 산에 오르려 하면 폭우가 내리고, 바다로 떠나려 하면 풍랑이 일 것이다. 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라. 악조건은 늘 닥칠 수 있는 상수이다. 리더는 결코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할 뿐이다.
다시 여당의 당 대표 선거를 돌아본다. 그들 중 상황에 기대려거나 상황을 탓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있는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못지않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