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끝나지 않은 혹한… 난방비 충격
상태바
[기자수첩]끝나지 않은 혹한… 난방비 충격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1.3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석현주 정경부 차장대우

지난해 인상된 가스요금이 역대급 한파와 만나 연초부터 ‘난방비 폭탄’을 터트렸다.

지난해 가스요금이 전년 대비 40%가량 올랐고, 겨울철 난방 사용량까지 늘면서 난방비가 3~4배 치솟은 것이다.

울산의 경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가계부담을 더욱 가중 시키고 있다.

난방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도시가스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폭등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국제가격이 오른다면 이를 수입해서 쓰는 국가의 난방비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도시가스요금과 지역난방비는 1년 전보다 각각 36.2%와 34.0%씩 올랐다. 여기에 가스공급의 핵심 공공기관인 한국가스공사의 재정상태가 엉망이라는 점도 충격이다.

가스요금 인상과 관련해 가스공사에 지난해 말까지 쌓인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이 9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치로만 볼 때 미수금 9조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4월부터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39원을 인상해야 한다. 이달 1일 기준 울산시 주택용 가스 소매요금이 MJ당 20.18원임을 고려하면 59.18원까지 올려야 하는 셈이다. 현재 요금의 세배에 달하는 수치다. 앞으로 가스 요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며 민심이 들썩이자, 정부는 부랴부랴 겨울철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늘리고 할인폭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울산시 역시 난방비 상승으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 사회 취약계층 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관내 사회복지시설 252곳에 오는 2월까지 기존 운영비 외에 1억5000여만원을 추가 지원해 난방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에너지 이용권을 지원한 1만7000여 가구에 제도 이용을 독려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가스요금을 놓고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자의적 통계 인용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공세를 펼치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스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탈원전 정책을 펼친 탓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이렇게 정쟁을 벌이는 동안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남 탓 공방 대신 이제라도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그동안 공공기관에 누적된 적자가 심하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요금 인상을 밀어 붙여왔다. 이제는 서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좀 더 장기적이면서도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미래세대에게 에너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거시적 안목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석현주 정경부 차장대우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