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의 발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에 의한 산업의 변화와 직업 세계의 분화도 그 속도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PD, 데브옵스 엔지니어, 그로스 해커, 식물공장 재배원 등은 새롭게 생겨난 직업들이다. 이렇듯 신성장하는 산업과 더불어 생성되는 직업의 수만큼이나 기존의 전통직업이 소멸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다분화된 직업 생태계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평생교육’과 그에 따른 교육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관련교육과 지원 서비스가 미흡한 것을 감안할 때, 신기술을 접목한 교육환경이 좀 더 체계화되고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의료 과학과 기술의 놀라운 변화는 우리에게 백세시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것을 두고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생애를 주도적으로 살아내기 위해 제2, 제3의 진로와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세대별 맞춤 진로·직업 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석유화학, 자동차, 중공업과 더불어 산업도시로 발달해 온 우리 울산은 현재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손꼽을 수 있는 거대 산업은 그동안 울산의 몸통이 되어 살을 찌웠지만, 가까운 일본과 중국의 연쇄적인 변화로 인해 울산의 기반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산업의 불황과 급격한 일자리 감소는 울산시민과 청년들의 이탈로 이어져 2015년 117만으로 정점을 찍었던 울산 인구는 2021년 112만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울산 동구 지역은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소멸’이 우려되고 거제, 진해, 통영·고성, 목포·영암·해남과 함께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도약하는 도시 울산’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제는 교육적으로, 문화적으로 도약하는 울산을 위해서 ‘변화를 주도하는 행복한 울산 만들기’에 힘을 쏟아야 할 때가 아닐까. 그동안 유지했던 전통 산업의 변화가 요구되는 만큼 시민 각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민-관이 협력하여 정책과 제도로서의 지원과 체계화된 평생교육을 뒷받침해야 한다. 지자체, 대기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으로 평생직업을 위한 교육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요구와 필요성에 의해 교육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부울경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그리고 울산을 거점으로 시작해 부울경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지역사회맞춤형교육협회’의 발대식을 알린다. 협회와 함께 하고자 모인 가족회사는 현재 40여개 업체로 진로직업 및 창직, 코딩, 도시농업, 상담, 인문학, 베이커리, 스포츠, 음악, 공연기획, 아나운서 MC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과 업체가 동참했다. 가족회사의 내용과 면면을 보면 이미 각 분야의 현장에서 전문가와 직업인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본 협회를 통해 가족회사가 서로 융합하고 시너지를 발휘하여 울산시민을 위한 새로운 기대와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협회는 교육대상을 어느 한 곳에 국한시키지 않고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을 아우르면서 이들에게 최신 트렌드에 맞춘 교육서비스와 문화컨텐츠를 충분히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한부모·조손가정의 아동청소년, 경력단절 여성, 이주 여성에게는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맞춤교육이 가능해 경제적 자립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울산의 전문 강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기에 협회는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및 정착을 통한 교육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이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한국지역사회맞춤형교육협회의 발족으로 최신 트렌드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선진 도시, 교육이 남다른 문화 도시, 변화를 주도하는 행복한 울산을 깨우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형교육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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