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첫달 물가가 5% 이상 오르며 3개월만에 다시 상승을 시작했다. 특히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거의 폭등 수준이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대비 28.3% 급등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9개월째 5%대의 물가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내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신음소리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5.0%)보다 0.2%p 높은 수치다. 울산의 경우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07로 전년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울산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4.8%에서 5%대로 올랐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럽다.
전국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지난해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치솟은 뒤 둔화하고 있지만, 지난해 5월(5.4%)부터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9개월째 민생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시중에 나가보면 서민들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울산 신정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1만6000원 하던 시금치(10㎏)가 3만8000원까지 올랐다.”며 푸념했다. 카페 사장 B씨는 “영업시간을 줄였는데도 이번달 전기료가 51만2970원이 나왔다”며 “원래대로 장사했다면 100만원 가까이 나왔을 것”이라며 말했다. 1월 물가 상승을 견인한 품목은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이었다. 당근(70.0%), 부추(49.8%), 풋고추(44.9%), 생강(43.2%), 파(42.8%), 가지(41.3%), 오이(41.2%) 등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정부는 물가를 2분기 4%대, 하반기 3%대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물가 안정을 점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물가상황을 보면 정부의 예측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물가는 한번 올랐다 하면 결코 내리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가면 서민경제 축이 무너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현장은 아우성인데 정부는 너무 안일한 대처를 하는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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