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의 反求諸己(55)]강본절용(强本節用)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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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의 反求諸己(55)]강본절용(强本節用)이 필요한 시대
  • 경상일보
  • 승인 2023.02.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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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2022년 우리나라 세계에서 명품 소비 1위, 한국인의 명품 구입액 연 40만원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압도적 1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명품 소비 분석 보고서가 집계한 결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총 명품구입 지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68억 달러(약 20조8490억원)로 추산됐다. 이를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이다. 참고로 중국과 미국의 1인당 지출액은 55달러(6만8000원) 및 280달러(34만8000원)이다. 까르띠에는 2022년에 전년도보다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한 지역이 한국이라고 했고, 프라다는 중국 봉쇄로 인해 글로벌 매출이 7% 감소했지만, 한국에서의 최고 실적으로 손실분을 크게 만회하였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은 왜 명품 브랜드가 새 상품을 론칭하면 미친 듯이 줄을 서서 구매하려고 할까? 모건스탠리는 한국인들은 사회적 지위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명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분야 세계 3대 석학 중 한 명으로 프랑스 파리 경영대학에서 마케팅을 강연하는 장 노엘 캐퍼러 교수는 명품의 역사나 손길이 아닌 인간의 욕망에 주목하면서, ‘인간이란 필요 없는 걸 사고, 필요가 없으면 없을수록 더 많은 돈을 내고, 비쌀수록 좋고, 일상생활과 관계가 멀어야 하며, 실생활에 쓸 수 없어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의 TV나 인터넷은 경쟁적으로 명품을 보여주고 있다.

묵자는 절용(節用)이 사람을 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귀한 자는 사치하는데 고아와 과부는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다”(<절용상>)라고 했다. “위에서는 환락을 싫증 내지 않는데 아래에서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칠환(七患)>)라고도 했다. 묵자는 이런 현실을 겨냥해 ‘강본절용(强本節用)’을 제시했다. 강본절용은 ‘근본을 강화하고 쓰임새를 절약하라’라는 뜻이다. 학생들에게 꿈을 물었을 때, ‘돈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좋다’라거나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라고만 가르치고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는 사회, 강본절용(强本節用)이 필요한 시대이다.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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