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주요 로터리라 불리는 대형 회전교차로를 일반적인 평면교차로로 바꾼다고 한다. 공업탑로터리, 신복로터리, 태화로터리 등 3개 대형 회전교차로가 그 대상이다. 부산 서면로터리 등 다른 도시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회전교차로를 평면교차로로 변경해왔으나 울산에서는 상징성에 따른 논란으로 인해 신호체계 개선에만 주력했을 뿐 로터리를 고수해왔다. 그런데 울산시가 신복로터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로터리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신복로터리는 한때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장소로 꼽혔던 교차로다. 가장 먼저 개선하기로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울산시는 신복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을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상반기 중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6~7월께 공사에 들어가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신복로터리는 고속도로 진출입로, 대학로, 남부순환도로, 북부순환도로, 삼호로 등 5갈래로 갈라지는 신복오거리로 바뀐다. 상징성도 조형성도 없는 제2공업탑(유신탑)도 회전로터리와 함께 철거해서 시야가 확 트이게 되면 교통사고와 체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신복로터리는 고속도로 진출입구가 있는 울산의 관문이다. 교통체증 해소 뿐 아니라 도시이미지 향상을 위한 경관도 중요한 지점이다. 고속도로 입구는 버스승강장을 새롭게 만들어 환경개선이 일부 이뤄졌지만 폐점한 상가 등으로 인해 여전히 을씨년스러움이 남아 있다. 출구쪽은 승하차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승강장이 없어 불편한 것은 물론 도시에 대한 나쁜 첫인상을 심어주기 딱 알맞다. 교차로 개선과 함께 관문으로서 품격을 갖춘 공간디자인도 필요하다.
다음 순서가 어느 로터리가 될 지는 두고 봐야겠으나 두 로터리 모두 지리적·정서적 특성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태화로터리는 태화강의 수변공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조형성을 갖춘 교차로로 개선해 태화강의 품격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둔치로 이동하는 보행자가 많은 공간이므로 보행자 안전도 차량 통행 못지않게 중요시해야 한다.
공업탑로터리는 공업탑의 이전 또는 철거가 쟁점이다. 공업탑은 조형성이 뛰어나지도 않고 도시규모에도 적합하지 않지만 상징성과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복로터리 개선 후 장단점을 분석해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대착오적 원형보존만 고집해서도 안 되겠지만 교통환경만을 고려한 천편일률적인 평면교차로만 고집할 이유도 없다. 누구나 환영할만한 새로운 랜드마크로서의 로터리 조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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