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다음달 2일부터 정규 생산직(기술직) 신규 채용 절차에 돌입한다. 채용 규모는 400명이며, 연령과 성별은 무관하다. 2013년에는 고졸, 전문대졸로 학력 요건이 정해져 있었지만 이번 공채엔 성별, 나이, 학력 등 제한이 없어졌다. 갈수록 취업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현대차 채용은 청년들에게 극심한 취업난에 숨통을 틔워주는 청량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오랜만에 열린 취업문은 좁고 험난해 각종 부작용도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10년 만에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면서 벌써부터 노조의 채용비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취업사기 및 채용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술직의 1년차 신입 평균 연봉은 성과금 포함 6000만~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한다. 또 재직 땐 현대차를 최고 30% 싸게 살 수 있고, 퇴직 후(25년 이상 장기 근속자)에도 평생 25%까지 할인받는다. 이 때문에 공채 경쟁률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38명을 뽑은 2021년 기아 생산직 채용 때는 지원자 4만9432명이 몰려 약 500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3년 현대차 생산직 공채 당시에도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섰다.
경쟁률이 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것은 올해 경기 침체로 혹독한 고용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최근 노동시장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증가율은 2.7%인 반면 올해는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다 ‘신의 직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대차의 인기가 높아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번에는 연령과 전공·학력 제한을 두지 않는 ‘무스펙 채용’이 확정됨으로써 공무원을 비롯한 기존 직장인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지역에서는 현대차 채용이 장안의 최고 화제가 된 상태다.이와 관련해 최근 현대차 노조는 부정 청탁 등 채용 비리에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비리 연루자에게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묻고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채용 계획 발표 이후 회사 안팎에서는 채용청탁 금액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비리는 그 자체도 범죄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를 강탈하는 큰 사회 문제다. 노사는 물론 사법 당국에서도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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