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취약계층을 위한 행복 곳간 ‘나눔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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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취약계층을 위한 행복 곳간 ‘나눔냉장고’
  • 경상일보
  • 승인 2023.0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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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희 울산북구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 담당

이달 초 울산 북구 농소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한식당 ‘오행밥상’이 나눔냉장고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오행밥상’ 이숙희 대표는 밑반찬 등의 식품을 농소2동 나눔냉장고에 수시로 기부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이어졌던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가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최근에 밑반찬 기부를 못 하다가 나눔냉장고를 통해 다시금 기부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나눔냉장고는 이제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처로 자리 잡았다.

가장 최근의 사례를 언급했지만, 농소2동뿐만 아니라 북구 지역 8개 동에서 운영하는 나눔냉장고에는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식료품을 기부하는 개인과 단체, 가게가 많다. 기부하는 식품도 다양하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식당에서 만든 밑반찬을 비롯해 갈비탕과 곰탕 같은 한 그릇 음식을, 김장철에는 직접 농사를 지어 무와 배추를 기부하는 단체도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레토르트 식품이나 통조림, 컵라면 등 간편 조리식품을 모아 나눔냉장고에 전달하기도 한다. 고사리손 기부도 빼놓을 수 없다. 학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원아들이 십시일반 라면을 모아 여러 박스를 보내오기도 한다.

이렇게 기부자들이 기부한 식료품이 냉장고를 채우면 식료품이 필요한 이웃들이 원하는 것을 가져간다. 동마다 운영 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기부하고 식료품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누구나 나눔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다.

북구는 지난 2019년 주민이 식재료를 후원하고 필요한 이웃이 자율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음식공유사업 ‘나눔냉장고’를 운영하기로 하고, 동별 나눔냉장고를 개소한 후 이듬해 1월부터 8개 동에서 나눔냉장고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울산 지역에서는 처음이었다.

이후 울산지역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나눔냉장고 사업이 확산됐고, 새로운 복지사업으로 주목받았다.

북구 나눔냉장고 사업은 민·관의 소통과 협력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과 자생단체 회원들이 동네 상가 등을 직접 찾아가 후원처가 되어 달라고 홍보활동을 하고, 위원들과 회원들이 직접 밑반찬을 만들어 기부도 한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식품 상태를 점검하는 일, 냉장고 위생관리 등 나눔냉장고 운영 전반은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맡았다.

나눔냉장고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들 덕분이다. 지면을 빌려 다시금 고마움을 전한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해마다 나눔냉장고 후원 건수는 늘고 있다. 2020년에는 1337건, 2021년에는 1367건, 2022년에는 1459건으로 늘었다.

나눔냉장고가 채워질수록 이용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월 평균 500명 정도가 나눔냉장고를 이용하는데 2020년에 1만1177명, 2021년에는 1만3536명, 2022년에는 1만805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일부 동에서는 거동이 불편해 나눔냉장고를 찾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나눔냉장고’를 운영하기도 한다. 나눔냉장고 물품을 이용해 식품꾸러미를 만들고, 독거노인 세대를 찾아가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한다.

또 어르신들의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건강 상태는 괜찮은지 안부 확인도 한다.

나눔냉장고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북구에서도 푸드뱅크 등을 통해 주 1회 빵과 채소를 지원하는 등 후원물품 지원을 연계하고 있다.

나눔냉장고는 누구나 기부하고 식료품이 필요한 취약계층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나눔 문화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개인과 단체, 자영업자, 기업 등의 꾸준한 관심으로 행복한 나눔이 이어져 나눔냉장고가 가득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늘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냉장고지만 북구 8개 동 나눔냉장고는 오늘도 후끈하다.

이동희 울산북구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 담당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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