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준금리 동결…일단 경기방어에 치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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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준금리 동결…일단 경기방어에 치중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2.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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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1% 하향 조정했다. 추가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더 위축시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물가 안정 효과나 경기 타격 정도를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동결이 ‘숨 고르기’일 뿐 완전한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이 아니라는 게 이창용 한은 총재의 설명이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5개월 동안 일곱 차례 연속 올랐다. 한은이 여덟 번째 금리 인상을 피한 것은 무엇보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1%대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심지어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도 배당 증가에 힘입어 겨우 26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반도체 수출 급감 등으로 상품수지는 석 달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월 1~20일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적어 이 추세대로라면 이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전년동월대비)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이미 약한 강도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와중에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5%대의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를 기록한 데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다. 경기는 가라앉는데 오히려 물가는 오르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최근 경기방어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궤를 맞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확대, 물가압박이 가중될 경우 연말 3.75~4.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물가도 잡고 경기도 방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쪽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도 맞지 않다. 경기부양과 물가안정을 모두 잡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법은 없을까.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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