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항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의 최종보고회가 7일 열렸다. 2021년 9월 송철호 시장이 울산공항 존폐를 두고 용역을 의뢰했다가 2022년 7월 김두겸 시장이 취임하면서 울산공항 활성화로 방향을 튼 연구용역의 결과다. 이번 용역에서는 울산공항의 이전·확장·폐항이라는 3가지 방안을 두고 합리적인 방향을 찾았으나 결과적으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이상의 신통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전의 경우를 보자. 부산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신공항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울산에 또 새로운 공항을 만든다는 것에 국토부가 동의할 리가 없다. 이번 용역에서는 후보지로 북구 당사, 울주군 언양, 경주 내남 방면 2곳 등 총 4곳을 발굴했고, 이전 비용은 2조원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일단은 비용확보가 불가능하다. 설령 비용이 확보된다고 해도 울산공항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할 경우 이용률이 더 낮아진다는 문제점도 추가됐다. 용역에서는 공항이전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폐항도 애초에 울산시가 나서 거론할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 산업수도를 자처하면서 하늘길을 스스로 막겠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가덕도신공항이나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개항한 뒤 교통편 확보로 울산에서 접근성이 높아지면 ‘울산공항 무용론’이 나올 수는 있겠으나 그에 앞서 울산시가 스스로 폐항을 주장하고 나설 하등의 이유는 없다. 울산공항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애초에 폐항을 염두에 둔 용역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용역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했던 부문은 활주로 확장이다.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전국 공항 가운데 가장 짧은 2000m로, 안전성이 떨어지고 대형비행기의 이착륙도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공항 활주로를 2500m로 확장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울산공항은 지리적으로 하천과 국도를 끼고 있는데다 근시안적 도시계획으로 공항 주변에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바람에 활주로를 확장할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번 용역에서 그나마 찾아낸 방안은 진장동 방면인 남측 활주로를 100m 연장하면 호계방면에서의 착륙 거리가 조금 늘어난다는 것이다.
공항은 지역균형발전의 교두보이자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생매개체다. 공연히 폐항이니, 이전이니, 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활주로 확장과 노선개발에 초점을 둔 전문적이고 밀도 있는 연구용역이 필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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