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종합시장이 주차 전쟁을 넘어 ‘대란(大亂)’을 겪고 있다. 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물론 상인들과 인근 주민들까지 모두가 한 목소리로 태화시장의 주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평소에도 심각한 주차난이 특히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두 배, 세 배 이상 가중되니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다.
태화종합시장은 중구는 물론 울산을 대표하는 5일장이자 전국에서도 상권이 활발하기로 손꼽이는 전통시장 중 하나다. 시장 내 상설로 운영되는 점포수는 160개지만 5일장이 서는 날이면 400여개에 달하는 노점이 모여 그만큼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은 단 2곳에 불과하고 수용가능한 주차면수도 합쳐서 100면이 전부다.
최근 언론을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태화시장과 규모면에서 유사한 강원도 정선 5일장은 점포수가 260여개로 태화시장 보다 100여곳 정도 많지만 공용주차장은 무려 8곳에 주차면수도 946면에 달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태화시장이 주택가 밀집지역에 자리 잡은 지리적 특수성에 기인한다. 태화시장 인근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12곳에 달하고 세대수만도 7153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평소 출퇴근 시간이면 시장 진출입 도로는 물론 인근 이면도로에도 교통 혼잡이 극심하고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시장 주변은 불법주정차와 꼬리물기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데다 잦은 교통사고로 인해 인근 태화지구대에서 조차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시설확충을 건의하는 실정이다.
지난 2020년 태화시장 인근에 주차면수 80면의 ‘태화 제2공영주차장’이 새로 조성되긴 했지만 장날이면 오전 8시가 되기도 전에 만차 상태가 되어 평균 10여대 이상이 주차장 진입을 기다리고 소요되는 평균 대기시간도 40분 이상이다. 무엇보다 명절이나 김장철이면 대기시간은 최대 2시간을 넘기기 일쑤인 탓에 불법주정차와 교통체증과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태화5일장 주차장 부족문제로 인해 장날이면 주민항의와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고 태화동 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개선사항 1순위가 주차대란 해소로 꼽힐 정도다.
태화시장 주차난의 심각성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울산시가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울산의 대표 관광지인 태화강국가정원을 연계시켜 태화루 인근 용금소 절벽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하기 위해 본격적인 실시설계 용역에 돌입했다. 새로운 관광명소인 스카이워크가 설치되면 태화루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태화시장의 주차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태화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문화관광형 육성시장으로 선정, 울산시민 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 유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주차장 추가 확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현실적 대안은 현재 평면 주차장으로 조성된 태화 제2공영주차장을 건물형 타워 주차장으로 증축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 중구가 가진 재정여건으로 최소 13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주차장 추가 조성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국비지원이 반드시 요구되는 대목이다. 국가정책은 국민의 편의제공과 안전 확보로 귀결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국민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태화종합시장은 울산을 대표하는 상권 밀집지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인 태화강국가정원을 코앞에 둔 관광형 시장이다. 주차장 확충을 통해 시장의 상권이 살아나고 관광객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며 무엇보다 거주민에게 쾌적한 정주환경을 조성해 주는 1석 3조 이상의 기대효과가 예상된다면 우선 정책사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주차복지는 시민의 쾌적한 삶과 정주환경에 직결되는 문제다. 주차문제를 둘러싼 상인과 주민, 그리고 시민들의 절규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일 때다.
문기호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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