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 위기라는 말도 부족하다. 2020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이다. 최근 20년간 출생아 수 추이를 보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 간 횡보하다가 2015년부터 급속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 출생아 수 추이를 봐도, 48만명에서 25만명으로 절반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안정적으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2명 이상의 출산율이 필요한데,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을 피할 수 없다.
저출산의 주된 원인은 높은 생활비와 교육비다. 대한민국은 경쟁이 치열하고 교육 시스템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수도권을 필두로 한 도시 지역 주거비가 비싸기 때문에 젊은 부부가 자녀를 갖기 어렵다. 또한 청년들의 불안정한 경제상황과도 연관이 크다.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청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짐에 따라, 연애와 결혼, 자녀계획을 미루는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자녀가 있는 부부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출산 및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등 출산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임신과 출산 계획이 늦어짐에 따라 동반되는 것은 난임(難姙, infertility)이다. 2018년 산부인과학회지(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불임 유병률은 약 12.5%로 추정됐다. 한국 부부 중 8쌍 중 1쌍은 난임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대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임 의사를 가지고 있지만 난임으로 임신이 힘든 사람들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배란유도,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시술 등 양방 치료와, 한약투여와 침구치료 등 한방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양방에서의 난임 관련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임신을 유지할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성공률이 낮아질 수 있다. 그에 비해, 한방 난임치료는 건강한 인체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주목적이고, 일률적으로 호르몬제를 처방하기보다는 환자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한의약으로 난임 문제를 해결하는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6년 부산시를 시작으로 13개 광역자치단체에서 한의 난임치료 조례를 제정했고, 35개 기초자치단체에서도 한의 난임치료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울산시는 2023년에도 한방난임부부 치료비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난임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대한민국의 출산율 제고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