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경제 혁신의 열쇠, 기업가정신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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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 경제 혁신의 열쇠, 기업가정신 활성화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03.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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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대단지 공업지역’ ‘밤바다를 밝히는 조선소 불빛’. 많은 사람들이 울산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이다. 실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은 오래전부터 울산경제를 견인하는 3대 산업이었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다수 위치하고 있으며, 대다수 중소기업들도 이들 산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금의 울산이 산업수도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1970년대 울산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부흥을 이끌었던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탁월한 기업가정신이 그 토대가 되었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던 고 정주영 회장은 1940년대 작은 회사로 출발해 1970년대 조선소를 시작으로 산업도시 울산의 황금기를 만들며 진정한 기업가정신이 무엇인가를 몸소 실천했다. 아무도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경부고속도로를 1970년에 건설해 국토의 대동맥을 완성했고, 울산 동구 방어진의 백사장 사진 한 장을 들고 그리스 선박왕 리바노스를 찾아가 26만t급 유조선 2척을 수주한 후, 1972년 울산에 조선소를 지음과 동시에 납품하며 한국 조선산업의 초석을 세웠다.

이런 토대 위에서 울산은 산업 원년으로 불리우는 1970년부터 지금까지 50여년 동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고도성장을 누리고 있다. 1인당 GRDP(지역국내총생산)는 6913만원으로 17개 시·도 중 단연 1위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면 3대산업이 지역산업의 80.7%를 차지하고 있는 편중된 산업구조가 독이 될 우려도 상존한다. 3대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지역경제가 붕괴될 수 있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14일, 울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7차 지역경제포럼에서도 울산지역은 제조업 연관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의 육성을 포함하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산업구조의 다각화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울산지역은 3대 주력산업 외의 업종을 창업해 성장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어느 중소기업 대표는 “울산은 조선업이나 자동차 관련 창업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풍부하지만, 그 외 업종을 포함한 전반적인 창업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울산지역의 창업과 투자관련 통계를 보면, 전국 창업기업 수는 2016년 119만개, 2019년 129만개, 2021년 142만개로 증가세이나, 울산지역은 2016년 2만5000개, 2019년 2만3000개, 2021년 2만2000개로 오히려 줄고 있다. 전국의 창업투자회사도 2023년 1월 기준으로 232개인데 울산지역은 2개뿐이고, 투자액도 전국 17조258억 대비 702억으로 전국 투자의 1.1%에 불과하다.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도 전국 33.8%에 비해 울산은 30.4%로 낮은데, 이런 지표들은 울산지역의 창업생태계가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함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3대 주력산업은 아니지만, 코로나 팬데믹 등의 복합위기 속에서도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선도하고 대비하는 기업들을 울산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P사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도전적인 기업경영을 통해 신종코로나 진단키트의 원료물질 핵심기술을 확보해 세계시장의 80%를 점유하며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액이 15배 상승했다. 제련기업 K사는 1조원을 투자해 울주군에 이차전지 생산공장을 신설해 전기차 배터리 수요증가에 따른 생산능력 증대와 이차전지 공급망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현재 정부·지자체는 주력산업 외에 지식기반 서비스업, 이차전지 등 다양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제2의 정주영 회장’을 위한 스타트업 발굴 육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오늘의 울산을 일궈낸 소중한 자산이며 자랑거리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진정한 원조이자 수도로 불릴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도시이다. 3년여간 지속되어 온 코로나19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울산 지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절실한 것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울산형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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