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전기와 자기의 만남, 그리고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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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전기와 자기의 만남, 그리고 울산
  • 경상일보
  • 승인 2023.04.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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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울산은 에너지 도시로 불릴 만큼 각종 에너지원이 풍부하다. 특히 화력, 원자력, 풍력 등은 산업수도 울산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에너지 발생원들이다. 도시는 전기를 얼마나 많이,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그 저력을 평가받게 돼 있다.

전기(electricity)는 전하의 존재 및 흐름과 관련된 물리현상들의 총 집합으로 번개, 정전기, 전류와 전자기 유도 등 일상적인 효과들의 원인이다. 전기는 기원전 2750년의 고대 이집트 시대에 ‘나일강의 뇌신’으로 불린 모든 물고기의 수호자 ‘전기 물고기’로부터 기원전 600년경 탈레스의 호박 정전기에 관한 관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다.

전기는 17세기 이전까지 지식인들의 호기심 대상에 불과했다. 그러나 1600년 잉글랜드의 과학자 윌리엄 길버트가 ‘문지른’ 호박이 작은 물체를 끌어당기는 ‘정전기 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관심은 폭증했다. ‘호박의’ ‘호박과 같은’의 의미를 지닌 라틴어 ‘엘렉트리쿠스(electricus)’는 오늘날 사용하는 전기 ‘electric’과 ‘electricity’의 어원이 됐다. 또 길버트는 자석에 대한 많은 연구로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는 원인으로 지구가 아주 거대한 자석이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철이 자석에 의해 N극과 S극으로 자화되어 자석이 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1752년 미국 100달러 화폐의 주인공이자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연 실험’에서 번개가 전기를 방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이어 피뢰침을 발명하고 음전하와 양전하의 개념을 도입해 전기에 관한 토대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과학자들의 노력과 연구로 19세기 초에는 전기 과학이 급속하게 발전하게 된다. 아연판과 구리판을 겹쳐 안정적으로 전기를 사용하게 한 볼타, 전기에 의해 나침판의 N극과 S극이 움직이는 자기적 현상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 외르스테드와 앙페르에 이어 헤르츠와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를 통합한 무선통신과 전자기 개념의 단초를 마련했다. 그 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는 벨의 전화기, 에디슨의 전구, 교류발전과 전력전송의 테슬라의 발명까지 전기공학은 엄청난 진보를 이루게 된다.

오늘날 발전(發電) 개념은 1821년 영국의 마이클 패러데이의 유도 전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 패러데이는 전선을 감은 원통 안에 막대자석을 아래위로 넣었다 뺐다 하는 운동을 시키면 전선에 전류가 흘러 전압과 같은 유도기전력이 발생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이러한 원리가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이 되는 것이다. 발전을 위해서는 자석을 움직여야 되고 자석의 운동은 물이 끓을 때 나오는 증기의 힘으로 자석을 돌리게 된다. 자석을 돌리는 터빈을 어떻게 돌리는가에 따라서 발전의 형태가 달라진다. 터빈을 바람의 힘으로 돌리면 풍력 발전이,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돌리면 화력발전이, 물의 낙차를 이용해 돌리면 수력발전이, 우라늄과 같은 방사능 물질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돌리면 원자력 발전이, 바닷물의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돌리면 조력발전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직선 도선이나 원통형 코일에 전기를 흘려주면 자석이 된다. 전기와 자기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맥락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전기로 자석을 만들고 자석으로 전기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기와 자석의 만남이 텔레그래프, 전화와 무선통신 등 정보전달 및 의사소통의 혁신을 가져오게 했다. 또 석유, 가스 등의 다양한 에너지 원천력을 바탕으로 제2차 산업 혁명(19~20세기 초)을 이끌어 내게 됐다.

‘전기화’는 결국 이러한 것들의 원동력이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혁명을 이끈 제3차 산업혁명(20세기 후반)과 빅데이터, AI, IoT와 같은 정보기술 기반의 초연결 혁명을 주도한 현재의 제4차 산업혁명(21세기 초반~)을 주도하게 된다.

전기와 자기의 조우야 말로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불가결의 존재가 됐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는 전기와 자기의 역할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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