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만명 게놈 테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난치암 예측 및 치료 서비스의 상용화에 나선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간단한 키트만 갖고도 위암이나 혈액암을 조기에 발견해 중증 진행을 막고, 나아가 항암물질을 이용해 치료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38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울산시는 내년 예산에 국비 60억원을 신청한 상태다.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인만큼 울산시와 정부 해당 부처는 모든 행정력을 다 동원해 예산이 확보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 추진하고 있는 ‘멀티오믹스 기반 난치암 맞춤형 진단·치료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의 키는 멀티오믹스다. 멀티오믹스는 유전체(게놈·Genome),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후성유전체, 지질체 등 여러 데이터들을 총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울산에서 확보된 만명 게놈 데이터가 이번에 울산시가 추진하는 기술개발사업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암을 최대한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고, 실질적으로 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앞서 UNIST는 지난 2021년 4월 ‘울산 만 명 게놈 프로젝트’ 완료를 선언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시작해 건강인 4700명, 질환자 5300명 등 한국인 1만44명의 게놈정보를 수집해 해독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게놈 데이터의 활용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사업은 데이터를 다량 확보하고 있는 UNIST와 권위 있는 연구진을 갖추고 있는 을지대병원, 한림대병원, 제약 바이오기업 등이 함께 한다.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전암 및 극초기 암을 발견하는 특정 마커를 발굴하고 진단 키트를 개발한다. 이어 난치암 맞춤 현장형 진단·분석 시스템을 개발해 제품화와 연계한다. 이어 신개념의 표적 치료제 상용화도 모색한다.
이번 기술개발사업은 울산 생명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획기적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의 성패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신약개발 등 울산의 첨단 바이오분야 산업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 울산시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세 시대를 앞둔 시점에 울산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