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로 황사 더 독해져
상태바
[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로 황사 더 독해져
  • 경상일보
  • 승인 2023.04.1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봄의 불청객 황사의 공습으로 전국이 누런 빛으로 물들었다. 내몽골 고원과 고비사막 등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돼 그제(11일) 밤부터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황사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거리가 먼 울산은 12일 새벽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0㎍(마이크로그램)을 웃돌더니, 12시간 만에 309㎍까지 치솟으면서 평소의 5~6배에 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황사 발생일수는 1970년대 2.3일, 1980년대 4.1일, 1990년대 7.7일, 2010년대에는 11.2일로 증가했고, 2021년엔 14일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증가 추세이다. 황사는 매년 주로 3~5월(4.2일)에 영향을 주는데, 겨우내 얼어붙었던 사막 땅이 녹으면서 건조해져 바람에 쉽게 날리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황사의 영향이 더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후 변화로 황사 발원지가 갈수록 건조해지고 주변 지역의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는 늘 발생할 수 있지만, 문제는 황사가 발생해서 어떻게 가깝지 않은 우리나라까지 밀려오냐는 것이다. 황사의 발원지인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등이 강수량이 적어 매우 건조해야 한다. 여기에 이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거나 상승기류를 발생시키는 저기압이 발달해 사막모래가 상승기류를 타고 수㎞ 상공으로 띄워져야 한다. 마지막 조건은 한반도 북쪽에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사막모래를 한반도를 향하도록 하는 북서풍이 불어줘야 하고, 이 바람을 타고 황사가 한반도에 닿았을 때 지상으로 공기를 눌러 밀어내는 고기압의 하강기류를 타고 다시 지상에 내려오는 3가지의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올해 이런 조건들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에 실제 평년보다 자주 황사가 급습을 한 것이다.

13일까지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유지되겠다. 추가로 황사가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황사가 축적된 상태에서 재순환 되고, 바람이 약해지면 대기정체까지 더해지면서 미세먼지가 축적돼 전 지역에서 고농도 상태가 수 시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늦은 오후부터 서서히 농도가 낮아지고 금요일에 서쪽에서 다가오는 비구름의 영향으로 오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황사를 씻어내 주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축제 줄잇는 울산…가정의 달 5월 가족단위 체험행사 다채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