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에 이어 13일에도 황사와 미세먼지가 올해 들어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울산의 황사는 14일 비가 온 뒤에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또 황사가 몰려올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북쪽에 머물러 있던 황사가 한반도 전체를 뒤덮으면서, 환경부는 지난 11일 발령했던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12일 오전 ‘주의’ 단계로 올렸다. 올해 들어 황사 ‘주의’ 단계가 발령된 건 처음이다.
이처럼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은 지난 겨울 몽골 고비사막, 중국 내몽골고원과 만주 등 황사 발원지에 눈이 적게 내리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황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황사 입자에 공장지대에서 발생한 중금속 물질이 혼합되고 이들이 우리나라로 넘어와 비까지 내리면 시민들에게 다양한 질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 이후 중국 북동부 지역의 공장 가동이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 대기질에 치명적이다.
울산에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최고도 농도로 올라간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전국에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울산은 미세먼지 농도(1시간 평균)가 494㎍/㎥로 전국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백령도 312㎍/㎥, 울산 309㎍/㎥, 서울 303㎍/㎥, 흑산도 303㎍/㎥, 안동 231㎍/㎥, 광주 204㎍/㎥ 등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국내 대기환경기준(24시간 평균 100㎍/㎥)의 2.7배가 넘을 정도로 올라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특히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 초미세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 질환 유병률과 조기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한·중은 미세먼지 공동 대응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기질 정보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했지만 그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는 알 수 없다.
몰려오는 황사나 미세먼지는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또 노약자와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 등 황사에 취약한 계층은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에는 백신이 있지만 미세먼지에는 백신이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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