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한자와 서예교육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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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한자와 서예교육의 필요성
  • 경상일보
  • 승인 2023.04.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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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곤 삼봉서예연구소 소장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예’란 예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떠한 인식을 하고 있을까. 한국 서예의 진정한 발전을 모색해보면서 침체되어 가고 있는 서예와 한자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한국 사회의 한자와 서예에 대한 의식을 검토해 보자. 21세기 한자와 서예교육이 왜 필요하며 한자와 서예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 방법을 택해야 할까. 필자는 다시 한자시대로 돌아가자는 보수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역사성과 전통성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서예는 분명 문제가 있다. 특히 동양문자의 원류인 한자와 서예의 문제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임에 틀림 없다. 한자문제와 서예문제를 동일 선상에 놓고서 동시에 해결하려는 노력은 이제 전문가들의 몫이다. 전문가로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서예문자의 디자인화이다.

현대 사회에서 시각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며 디자인 산업이 얼마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인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서예가 가지고 있는 문자꼴의 특성 중에 번짐의 효과를 통해 먹물과 결합하면서 형성하는 독특한 조형과 비백현상 등을 이용하면 지금까지 누구도 개발하지 않은 디자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또 요즘 유행하는 캘리그라피를 이용해 한글과 한문의 점과 획을 활용하면 다양한 문자꼴과 다변화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디자인 선진국들은 그들의 디자인 산업에 아직 서예를 구체적으로 응용한 예가 없다. 우리가 서예를 현재의 시각디자인에 활용한다면 새로운 시각디자인 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서예는 21세기 디자인 산업의 콘텐츠인 것이다.

둘째는 국어 교과목 안에서의 쓰기교육을 서예로 대체해 본다.

현행 초등학교 국어교육은 크게 네 분야로 나눠져 있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네 분야 중 말하기, 듣기, 읽기는 예전과 다름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쓰기 분야의 교육은 날이 갈수록 교육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의 필기도구는 필요 없는 존재이며 학생들은 펜을 들고 글씨를 써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류는 매우 소중한 기능의 하나인 ‘손으로 문자를 쓰는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컴퓨터가 발전하면 할수록 손으로 문자를 쓰는 교육은 더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 국어학습의 ‘쓰기’ 분야의 교육은 모필 글씨 즉 서예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컴퓨터의 순작용과 함께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쓰기 교육 부분을 서예로 대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인성을 순화하고 서예도 발전할 수 있다.

셋째는 한자교육 방법이다.

한자, 한문은 경시해서는 안되며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는 입시위주의 과목들을 배우고 있다. 한문과목이 다른 과목에 비해 뒤로 밀려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한문이라는 과목이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면 한문의 조기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부터 교과서에 한자를 겸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려서 시작하면 아무런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흡수될 것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에서의 한자 겸용은 물론 한문 수업을 더욱 강화해 한문교육이 문자교육에서 멈추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 신문사나 방송 매체를 통해 한문을 겸용함으로써 사회적 필요성을 느끼도록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한자와 서예가 우리 생활 안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연구할 때,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나 우리의 정신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1세기에 진정으로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서는 한자와 서예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한자와 서예 교육은 곧 예절이며 감성이며 사회순화의 초석이다.

김석곤 삼봉서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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